결혼 ‘포기’가 아닌 ‘연기’다. 정신건강전문의 양재웅과 그룹 EXID 출신 하니의 이야기다.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사망 사고 여파로 두 사람의 결혼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2022년 열애를 인정하고 9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던 양재웅과 하니. 하지만 약 두 달 전 발생한 양재웅 병원에서의 환자 사망 사고가 모든 것을 바꿨다. 당시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30대 여성 A씨가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가 17일 만에 사망한 것.
이 사고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사고 발생 후 두달 만인 지난 7월이었다. 양재웅은 그제야 소속사를 통해 “입원 과정 중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본인과 전 의료진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고인과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져 계실 유가족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했지만 뒤늦은 사과는 분노만 살 뿐이었다.
A씨의 유가족은 의료진을 유기치사죄로 형사고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경찰은 대표원장과 직원들을 의료법 위반 등으로 입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해당 사고가 알려지기 전까지 양재웅과 하니의 관계는 많은 응원을 받았다. 10살 이상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단단하게 관계를 이어왔고, 연애 1000일을 맞이해 달달한 사진을 공개하는 등 예쁜 사랑을 이어왔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고 난 뒤 4일 만에 결혼을 발표하는 등의 행보를 곱게 바라보는 시선은 없었다.
양재웅의 병원에서 발생한 사고이지만 대중은 결혼을 약속한 하니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면서 도의적인 사과와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렇게 하니의 SNS는 악플과 이별을 요구하는 댓글로 가득찼지만 하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니는 사건이 알려지고 난 뒤 입을 꾹 다물었고, 그 여파는 연예계 동료들에게로 향했다. 하니가 출연하기로 한 JTBC4 새 예능 ‘리뷰네컷’이 대표적으로, 하니가 자진하차를 결정하면서 함께 하기로 했던 한승연, 유이, 유라가 모두 출연을 하지 못하게 됐다. 프로그램도 당초 첫 방송을 하기로 한 날짜보다 약 한 달이 연기됐고, 윤은혜, 김윤지, 김지영, 시아지우 등으로 라인업을 꾸려 지난 2일 첫 방송을 내보냈다.
‘리뷰네컷’ 자진 하차와 함께 하니의 커리어도 멈췄다. 또한 지난달 13일이었던 데뷔 12주년을 자축하지도 못했다. EXID 멤버들이 12주년을 자축하는 사진들로 추억을 떠올릴 때, 하니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웃지도 못했다. 역주행으로 지금의 하니를 만들어준 ‘위아래’ 발매 10주년에도 하니는 조용했다.
양재웅의 뒤늦은 사과는 대중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고, 하니의 침묵 또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 9월 결혼을 발표하며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을 예비 부부 양재웅과 하니. 하지만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 하니가 SNS에 올린 ‘럽스타그램’도 여전히 유효한 상태이며, 양재웅 측도 하니와 결별하지 않았으며, 결혼을 ‘포기’하는 게 아닌 ‘연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혼을 무기한 연기하며 대중의 용서를 구하고 있는 양재웅과 하니. 하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분노가 가라앉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