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코드 은비가 21살 짧은 생을 마감한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리세, 은비, 소정, 애슐리, 주니로 구성된 걸그룹 레이디스코드는 KBS 1TV '열린음악회' 녹화를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기 위해 2014년 9월 3일 새벽 고속도로에 올랐다. 하지만 멤버들이 탄 차량은 도로 위를 달리다 뒷바퀴가 빠져 빗길에 미끄러졌고 수차례 구른 뒤 방호벽을 들이받았다.
사고 지점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인천 방향 43㎞ 지점). 빗길 고속도로 교통사고였다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21살 은비는 사고 직후 세상을 떠났고 의식불명이던 리세마저 나흘 뒤인 9월 7일 오전 10시 10분쯤 세상을 떠났다. 나머지 멤버 애슐리, 소정, 주니도 크게 다쳤다.
사고와 관련해 당시 소속사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는 “대구 스케줄 소화 후 레이디스코드가 탄 차량이 서울로 이동하던 중, 새벽 1시 30분 가량 수원 지점에서 차량 뒷바퀴가 빠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빗길에서 바퀴가 빠지면서 차량이 몇 차례 회전을 한 뒤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가 났으며, 이로 인해 멤버 은비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2014년 9월 3일은 내내 비가 내렸다. 너나할 것 없이 은비를 위해 울었고 가요계는 침통에 빠졌다. 그의 생전 소원이 음원 차트 1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타 아이돌 팬들까지도 은비를 위해 레이디스코드의 ‘아임 파인 땡큐(I'm fine thank you)’를 무한 재생하고 다운로드했다.
이틀 뒤 진행된 고인의 발인은 유가족과 소속사 관계자들, 지인들, 팬들 등 수많은 이들의 눈물 속 엄수됐다. 멤버 애슐리와 주니는 목에 기브스를 한 채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발인에 참석했고 모두가 오열하며 슬퍼했다. 은비의 기일과 생일이 같은 멤버 소정은 지금까지도 매년 축하와 위로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은비는 미처 생을 다 펴보지도 못한 채 많은 이들의 애도 속 영면에 들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그의 환한 미소는 팬들 가슴에 오롯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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