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문동주와 문현빈, 두 문씨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5강 희망을 되살렸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이 제대로 통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를 7-1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선발투수 문동주가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60.1km 강속구를 뿌리며 6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이날 등판 전까지 올해 두산전 3경기 모두 패전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18.56으로 난타를 당했지만 이날 완벽한 투구로 설욕에 성공했다. 라이언 와이스를 하루 앞당겨 쓸 수 있었지만 문동주를 믿고 간 김경문 감독 믿음이 빛을 발했다.
5회초 연속된 빗맞은 안타로 1점을 내줬지만 나머지 이닝은 완벽에 가까웠다. 올해 문동주 상대로 홈런 3개를 뽑아낸 김재환도 삼진 2개 포함 3타수 무안타로 막혔다. 총 투구수 84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60km, 평균 154km 직구(41개)를 비롯해 슬라이더(19개), 커브, 포크볼(이상 12개)을 던졌다.
2회초 강승호 상대로 던진 4구째 직구가 최고 시속 160.1km로 측정됐다. 삼진 8개 중 4개의 결정구가 포크볼로 좌타자 상대로 잘 썼다. 정수빈이 두 번이나 문동주의 포크볼에 속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시즌 7승(7패)째를 수확한 문동주는 평균자책점도 5.38에서 5.17로 낮췄다.
타선에선 또 다른 문씨, 문현빈이 빛났다. 지난 4월7일 고척 키움전 이후 149일 만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문현빈이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최근 10경기 타율 4할(15타수 6안타) 6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던 문현빈을 과감하게 1번으로 쓴 김경문 감독의 감이 적중했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친 문현빈은 0-1로 뒤진 5회말 1사 2,3루 찬스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의 초구 바깥쪽 시속 135km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5호 홈런. 지난 5월19일 대구 삼성전 이후 107일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7회말에도 김강률에게 우월 2루타를 치고 나가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최근 2연패로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이날 승리로 5강 불씨를 살린 6위 한화는 58승63패2무(승률 .479)를 마크, 이날 경기가 없던 5위 KT(62승63패2무 승률 .496)에 2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4위 두산(64승64패2무)과의 격차가 2.5경기로 좁히면서 5강 싸움으로 혼돈에 빠뜨렸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선발 문동주가 6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면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문동주가 후반기 정말 좋은 피칭으로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칭찬한 뒤 "타선에선 문현빈이 필요한 타이밍에 장타로 경기를 뒤집으며 흐름을 가져왔다. 노시환과 채은성도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면서 팀이 승리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고 타자들도 치켜세웠다.
노시환도 7회말 쐐기 2타점 3루타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 4출루 활약을 했다. 채은성도 6회말 시즌 18호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의 추를 한화 쪽으로 가져왔다.
이어 김경문 감독은 "오늘도 많은 팬 여러분이 구장을 찾아주셨는데 승리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 남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팬들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오후 5시48분부로 전 좌석(1만2000명)이 매진됐다. 시즌 43번째 매진. 1995년 삼성의 36회를 넘어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경기 기록을 하나 더 늘렸다. 올해 홈 64경기 중 43경기가 만원 관중으로 매진율 67.2%에 달한다. 평균 관중도 1만1288명으로 좌석 점유율 95.9%에 이를 만큼 시즌 내내 한화를 향한 대전 팬들의 열기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