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가 지난겨울 ‘FA’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게 재계약을 제안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친정팀 방문을 앞두고 오타니가 직접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2득점 2볼넷 3도루로 활약하며 다저스의 11-6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4홈런 46도루를 마크한 오타니는 전 세계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에도 6홈런, 4도루를 남겨놓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 후 ‘LA타임스’를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오타니에겐 전 소속팀 에인절스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다저스가 4~5일 에인절스의 홈구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원정 2연전을 치르기 때문이었다. 오타니의 다저스 이적 이후 첫 에인절스타디움 방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22~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친정팀 에인절스를 상대한 바 있지만 지난해까지 6년간 홈구장으로 사용한 에인절스타디움 방문은 오타니에게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구장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에인절스를 상대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에인절스 팬들 앞에서 뛰는 거라 특별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겨울 FA 당시 에인절스 대신 다저스를 선택한 것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다. 오타니는 “그 부분에 대해선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에인절스가 무엇을 하고, 안 했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다저스를 포함해 나를 높게 평가해준 구단들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에인절스가 다저스와 비슷한 제안을 했을 경우 잔류할 확률이 어느 정도였을지에 대해서도 오타니는 “실제로 제안을 받지 않았기 않았기 때문에 ‘만약에’라는 말은 할 수 없다. 지금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발언으로 보면 에인절스로부터 구체적인 FA 제안을 받지 못한 게 맞다. 1년 2032만5000달러 퀄리파잉 오퍼만 형식적으로 했을 뿐, FA로 잡기 위한 제안이 없었다. 실제 오타니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FA 계약을 하기 전 에인절스에도 마지막 기회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16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아르테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오타니와 재계약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고, 다저스가 제시한 10년 7억 달러 조건에 맞춰줄 의향이 있는지 문의한 오타니 측의 역제안까지 무시했다. 발레로는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뛰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그곳의 모든 것과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과 협상할 기회를 주고 싶었지만 결국 효과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오타니까지 에인절스의 제안이 없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오타니를 잡으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고, 전력 보강을 게을리한 에인절스는 올해도 57승80패(승률 .416)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5위 꼴찌에 그치며 10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반면 다저스는 오타니 효과 속에 83승55패(승률 .601)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오르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오타니는 “9월에 이렇게 좋은 순위에 있는 게 처음이다. 지금 시기에 지구 1위를 다투는 팀과 경기하는 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많을 것 같다”며 에인절스 시절 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선 “나도 부상으로 거의 못 나간 시즌이 있었다. 풀타임으로 조금 더 기여할 수 있었다면 다를 수 있었을 것이다”고 오히려 자책했다.
올해 에인절스 성적을 체크하는지에 대해선 “함께 뛰었던 선수들, 절은 선수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내일(4일)부터는 그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내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50-50에 대해선 “건강한 상태로 한 경기라도 더 출전하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도전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