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예노르트 이적' 황인범 보내는 설영우의 속마음, "형은 가야죠. 적응에 큰 도움"... "말로만 그런 것" 농담 돌아와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9.04 08: 22

 “가야죠. (황)인범이 형은(웃음).”
세르비아 리그 소속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황인범(27, 페예노르트 로테르담)과 한솥밥을 먹고 있던 설영우(25)가 한국 국가대표팀 소집 때 대한축구협회(KFA) 유튜브 채널 ‘인사이드 캠’을 통해 한 말이다.
‘인사이드 캠’은 4일 KFA 유튜브 채널에 ‘국대 소집기 시즌2’라는 제목으로 9월 A매치 2연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단을 담은 영상을 업로드했다.

[사진] 설영우 / 인사이드 캠 영상 캡처

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황인범은 이젠 ‘전 소속팀 동료’가 된 설영우를 만났다.
황인범은 3일 즈베즈다에서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이적 후 대표팀에 소집됐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홍명보호에 들어온 선수 중 한 명이다.
[사진] 황인범 / 페예노르트
페예노르트는 황인범을 품기 위해 클럽 레코드를 경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 매체들에 따르면 그의 이적료는 1000만 유로(약 148억 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페예노르트의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인 830만 유로(약 122억 원, 다비드 한즈코)를 뛰어넘는 액수다.
K리그를 거쳐 캐나다, 러시아, 그리스에 이어 네덜란드 무대를 누비게 된 황인범이다. 그는 "여기 오게 돼 매우 기쁘다. 즈베즈다 동료 우로시 스포이치는 이미 내 이적이 옳은 결정이라고 했다. 페예노르트는 내가 지금까지 뛰었던 클럽 중 가장 큰 클럽이고, 유럽에서도 빅클럽이다. 오래 머물고 싶다"라며 "홈경기마다 경기장이 꽉 찬다고 알고 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대전 출신 황인범은 지난해 여름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전 소속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 갈등을 겪은 끝에 이적시장 막판 즈베즈다로 향했다. 빅리그 러브콜을 받기도 했으나 이적료 협상에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즈베즈다가 지불한 금액은 550만 유로(약 81억 원)에 달했다.
[사진] 황인범 / 페예노르트
황인범은 세르비아 리그에서도 실력을 증명했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공식전 35경기에서 6골 7도움을 올렸고, 꿈에 그리던 UCL 무대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 덕분에 즈베즈다는 리그와 세르비아컵을 동반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세르비아 리그 MVP까지 거머쥔 황인범.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프랑스 AS 모나코와 OGC 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레알 베티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 등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스카우트들도 여러 차례 경기장을 방문해 황인범의 실력을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범은 마지막까지 이적을 고민했다. 그는 지난 29일 즈베즈다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진출을 이끈 뒤 "하루 동안은 축구 생각을 하지 않게 해 달라. 내가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적시장 마감까지 3일 남아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결과적으로 황인범은 즈베즈다를 떠나 페예노르트에서 새 출발 하기로 결정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울산 HD에서 즈베즈다로 이적했던 측면 수비수 설영우와 짧은 동행을 끝냈다.
황인범은 즈베즈다를 떠날 때 설영우를 언급했다. 그는 내 "'코리안 보이' 설영우를 잘 돌봐달라”라고 당부했다.
[사진] 설영우 / 인사이드 캠 영상 캡처
[사진] 황인범 / 인사이드 캠 영상 캡처
설영우도 황인범의 앞날을 응원했다. ‘인사이드 캠’ 카메라 앞에 선 그는 “가야죠. 인범이 형은”이라고 말하며 ‘이제 홀로 남게 됐는데’라는 말에 “아쉽죠. 그래도 적응 많이 도와주고 가셔서. 진짜 다행이죠”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국으로 온 그는 “이적한 지 몇 개월 안 됐는데 (한국이) 너무 좋은데요”라고 미소를 띠었다.
황인범은 ‘설영우 선수가 (즈베즈다를 떠나) 서운했다고 하던데’라는 질문에 “말로만 그런 거예요”라며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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