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생각지도 못한 활약으로 사자군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 주인공이 육성선수 출신 신인선수라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양도근(22·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5번째 맞대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엄청난 호수비로 팀의 5-1 승리에 기여했다.
0-0으로 맞선 1회초 2사 1루 상황이었다.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 애매한 지역으로 향하면서 안타가 예상됐지만, 신인 내야수 양도근이 타구를 향해 전력질주한 뒤 왼손을 뻗어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를 해냈다. 이닝 종료였다.
양도근은 이날 타석에서 희생번트, 헛스윙 삼진을 기록한 뒤 7회말 대타 강민호와 교체됐지만, 1회초 수비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임팩트가 강렬했다.
양도근의 슈퍼캐치를 눈앞에서 본 좌익수 구자욱은 “정말 열심히 한다는 걸 느꼈다. 신인답게 간절함을 앞세워 멋진 허슬플레이를 했다”라며 “그 간절한 다이빙캐치가 팀 분위기를 바꿨다. 되게 멋있었다. 신인선수가 1군에 와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다이빙캐치 하는 걸 보니 옛날 생각도 났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도근은 아직 삼성 팬들에게 이름이 낯선 선수다. 장안고-강릉영동대를 나와 2024년 삼성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정식선수 전환과 함께 지난달 29일 데뷔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양도근은 9월의 첫날 감격의 1군 데뷔전을 갖고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2회말 2사 1루에서 KIA 타이거즈 선발 에릭 스타우트 상대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3루타를 치며 KBO리그 역대 8번째 데뷔 타석 3루타를 해냈다. 2014년 한화 이글스 이창열 이후 10년 만에 나온 데뷔 첫 타석 3루타였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손목 통증으로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자 과감하게 육성선수 출신 양도근에게 기회를 줬다. 양도근은 1일 강렬한 3루타에 힘입어 3일 롯데전에서도 선발 유격수를 맡는 기쁨을 안았다.
3일 현장에서 만난 박 감독은 “양도근이 팀에 활력소가 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신인답게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고, 또 그런 부분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기 때문에 유격수로서 중용을 하게 됐다”라고 새로운 아기사자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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