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병 없는 현장"..'보통의 가족' 설경구→김희애, 해외가 먼저 알아본 문제작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4.09.04 12: 10

설경구, 김희애, 장동건이 뭉친 영화 '보통의 가족'이 해외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고, 국내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허진호 감독, 주연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등이 참석했다.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주)하이브미디어코프·(주)마인드마크, 제작 (주)하이브미디어코프, 공동제작: (주)하이그라운드)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작품이다. 네델란드의 작가 헤르만 코프의 소설인 '더 디너'를 원작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미 네델란드,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영화로 나왔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신작이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2일 개막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에 공식 초청을 비롯해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여기에 제26회 우디네극동영화제, 제18회 런던한국영화제, 제35회 팜스프링국제영화제, 제26회 타이베이영화제 등 공식 초청 19회에 빛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으며, 제44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최우수 각본상과 제39회 몽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해외 평단의 호평을 받는 중이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설경구는 극 중 물질 우선주의 변호사 재완으로 분해 열연했다. 재완은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변호사다. 늘 이성적인 태도로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이는 인물로,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목도한 후에도 동요되지 않는 감정을 유지한다.
설경구는 "허진호 감독님과 언젠가는 꼭 한번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김희애 배우와는 '더 문' '돌풍'을 했는데, 또 다른 감정의, 다른 결의 작품이라서 앞으로도 다시 또 하고 싶다. 난 솔직히 김희애 씨가 무섭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동건과 형제로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감독님한테 '닮았나요?' 물어봤다"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지는 꽤 됐다. 배우 모임도 있었는데, 몇 십년만에 처음으로 하게 됐다. 내 속에는 판타지 같은 배우였는데 바닥에 땅을 붙인 느낌이라서 즐겁게 촬영했다. 굉장히 깊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장동건은 "경구 형님과 사적으로 알고 지낸지 오래됐는데, 작품은 처음 해봤다. 예전부터 배우로서, 형으로서 마음 속으로 좋아하는 형이었다"며 "술을 잘 마시진 못하는데 과거 모임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경구 형 무릎에서 자고 있더라. 지인들이 시간이 꽤 오래 됐다고 하더라. 그걸 묵묵히 참으면서 견뎌주셨다는 걸 알았다. 그때 마음 속으로 '형이다'라고 느꼈다.(웃음) 이번에 형제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해서 기뻤다. 실제 현장에서 연기를 주고 받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 이 형이 왜 대배우가 됐는지 체감했다"며 존경심을 내비쳤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장동건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인물 재규를 맡았다. 재규는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명예와 관련된 일에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도덕적이고 자상한 소아과 의사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며 그와 관련된 굳은 가치관을 지녔지만, 어느 날 자신의 아이의 충격적인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된다. 본인이 옳다고 믿는 신념과 강하게 부딪히는 사건을 마주하는 인물이다.
장동건은 2018년 개봉한 영화 '창궐'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앞서 2020년 절친한 동료 배우 주진모와 나눈 사적인 대화의 일부가 유출되면서 사생활 논란이 불거기도 했다.
장동건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 중에 하나가 '나라면 어떘을까?' 하면서 연기했다"며 "이번 같은 경우는 실제 아이가 있으니까 너무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 되고, 너무 하기 싫은 상상을 했다. 그게 어려웠다"고 밝혔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장동건은 "토론토영화제 평을 잠깐 봤는데 '강렬하고 마음을 동요시킨다'는 부분이 좋았다"며 "이 영화에 출연하지만 딜레마에 대한 고민과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인간의 양면성, 뒤섞이거 휘몰아치면서, '난 과연 어떤 사람일까?' 저절로 생각하게 됐다. 굉장히 마음을 동요시키는 작품이라는 리뷰가 개인의 심정과 같았다"고 말했다.
김희애와 부부 호흡에 대해 "그동안 했던 역할은 현실에 발 붙이지 못했다. 깡패, 킬러, 해적 등 장르 영화 속 그런 캐릭터를 하다가 이번에는 정말 현실에 발 붙이고 사는 모습이었다. 나도 몰랐는데 생각해보니까 그렇더라"며 "거기에 특히 부부로서 연기도 해야하고. 김희애 선배님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연기하면서 첫 촬영이 끝나고 '괜찮겠다, 잘 만들어갈수 있겠다' 확신이 들었다. 둘 장면에서 잘 이끌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김희애는 "제가 더 나이 들어보이죠?(웃음) 극중에서 연상이다. 장동건 씨의 부인으로서 너무 좋았다. 말씀은 이렇게 하시는데, 장동건 씨와 같이 작업은 안 했지만 오래전부터 봤을 때 청춘으로 느껴졌는데, 작품을 하면서 리더로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좋게 발전해 나가는구나' 인간으로서도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멋있었다. 우리나라에 멋있는 배우가 있어서 좋다고 느꼈다"며 후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희애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워킹맘 연경을 맡아 가족을 지키려는 부모의 생생한 내면을 그려낼 전망이다. 연경은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자녀 교육부터 시부모의 간병까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성공한 워킹맘이다.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뭐든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연경은 자신의 아이가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을 담은 CCTV를 보게 된다. 언제나 가족을 우선시했던 그녀가 자녀의 범죄 현장을 지켜본 뒤 무너져가는 모습뿐만 아니라, 가족과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공감과 몰입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허진호 감독은 "김희애의 귀여운 모습, 무서운 모습도 볼 수 있다. 예쁜 모습에서 그런 변화가 생긴다. 같이 작업하면서 재밌었다"고 했다. MC 박경림은 "이제 희블리 매력이 생기는 거냐?"고 물었고, 김희애는 "욕한다"며 웃엇다.
설경구와의 호흡에 대해 "설경구와는 '더 문'에서 만났는데,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통화만 했다. 그 외에도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인데 다들 너무 성실했다. 그래서 다들 롱런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편안했다. 작업하면서 배우병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이고, 최고의 배우인데 너무 성실하게 연기에 임하는 걸 보면서 나도 퍼즐의 한 조각으로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겸손한 멘트를 내놨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마블 스튜디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수현은 '보통의 가족'에서 진실을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지수를 소화했다. 이번 작품으로 첫 국내 영화 데뷔작을 선보인다. 영화 속 지수는 평소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쿨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아이들의 범죄사실을 알게 된 후 냉철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진실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수현은 "대단한 선배님들 사이에서 긴장감을 뚫고 어떻게 내 대사를 하지? 싶었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편안하게 대해주고, 설경구 선배님은 내 남편으로 나오시는데, 실제는 어려운 선배님인데 굉장히 즐겁게 해주셨다"며 "그리고 허진호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내 버킷리스트 1순위였다. 정말 예전부터 진심으로 바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허진호 감독은 "토론토영화제에 갔던 게 딱 1년 전인데, 이렇게 많은 영화제에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본 게 처음이다. 초반에는 많이 웃고, 중반부는 긴장감 있게 영화를 봐주셨다. 반응도 좋았다. 그래서 국내 반응이 너무 궁금하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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