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여정이었다. 끝을 맺을 때가 온 것이다."
독일 '빌트'는 4일(이하 한국시간)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떠나 LA 갤럭시로 이적한 마르코 로이스의 인터뷰를 전했다. 로이스는 팀을 떠난 이유와 불화설이 돌았던 에딘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과 관계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1995년 도르트문트 유소년팀에 입단한 로이스는 2005년까지 차근차근 성장했지만, 체격이 왜소하다는 이유로 도르트문트에서 더 성장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이후 로트 바이스 알렌으로 유스팀을 옮겼고 2006년 해당 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로이스의 성장을 눈여겨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는 2009년 로이스를 영입했다. 이적 첫 시즌엔 벤치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에서 선발로 출전하면서 잠재력을 뽐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9-2010시즌 로이스는 리그 33경기에서 8골 3도움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
2010-2011시즌 공식전 37경기에서 12골 9도움, 2011-2012시즌 공식전 37경기에서 21골 11도움을 올리는 등 엄청난 잠재력을 폭발시킨 로이스를 향해 '친정팀' 도르트문트가 손을 내밀었다. 도르트문트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던 카가와 신지가 2012-2013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도르트문트였다.
로이스는 이후 줄곧 도르트문트에서만 뛰었다. 그는 2012-2013시즌 도르트문트로 돌아온 뒤 수많은 이별을 경험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일카이 귄도안, 헨릭 미키타리안, 우스만 뎀벨레와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제이든 산초, 엘링 홀란과 주드 벨링엄까지. 모두 우승 트로피를 위해 팀을 떠났다.
로이스는 늘 도르트문트에서 새 시즌을 맞이했다.
로이스는 도르트문트에서 좀처럼 트로피를 따내지 못했다. 도르트문트가 분데스리가 우승에 성공했던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 직후 도르트문트로 돌아왔고 그가 떠날 때까지 도르트문트는 단 한 차례도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16-2017시즌과 2020-2021시즌 국내 컵대회 DFB-포칼에서 우승에 성공했고 DFL-슈퍼컵도 3차례(2013, 2014, 2019) 들어 올렸지만, 그가 보여준 실력에 비해서는 만족하기 힘든 성과다.
지난 5월 도르트문트와 이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로이스는 당시 "도르트문트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서 매우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내 인생의 절반을 이곳에서 보냈다.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매일 이곳에서의 시간을 즐겼다"라며 도르트문트와 함께한 시간을 돌아봤다.
로이스는 도르트문트에서 공식전 429경기 출전, 170골 131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기며 떠나갔다.
빌트에 따르면 로이스는 도르트문트와 이별에 대해 "우리는 구단 수뇌부와 만나 대화를 나누던 도중 빠르게 깨달았다. '아 이제 끝이구나' 많은 기복이 있던, 그렇지만, 훌륭한 여정이었다. 끝을 맺을 때가 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순간은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일찍 이 사실을 알리고 발표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야 마지막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로이스는 "가족, 친구들과 도르트문트에서 보냈던 시간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좋은 순간은 물론 잘 풀리지 않았을 때도 말이다. 그렇게 거리를 두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다.
로이스는 테르지치 당시 감독과 불화설에 휩싸였고 해당 보도 이후 출전 시간이 점차 줄어들었다. 감독과 불화가 도르트문트를 떠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로이스는 '만약 누리 샤힌 감독이 일찍 도르트문트에 부임했다면 여전히 이 클럽에서 뛰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로이스는 "정말 많이 받은 질문이다. 그러나 답할 수 없다.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팀과 나 모두 일찍 이 결정을 내렸다. 끝난 일이다"라고 말했다.
불화설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다. 로이스는 "이미 한 차례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답했다.
그는 "난 팀 협의회에 있었고 그 자리에 있을 땐 팀의 코치진에 대해 논의해야만 한다. 우리 모두가 상황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구단과 대화하며 우리의 상황을 개선할 방법을 찾으려 했다. 난 팀에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 입을 열고 상황 개선을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느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테르지치 감독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그를 반대하지도 않았다. 단지 우린 더 성공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이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테르지치와 관계는 괜찮았을까. 로이스는 "완전히. 우린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항상 같은 의견을 낼 필요도 없고, 늘 최고의 친구가 될 의무도 없다. 그러나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우린 그렇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