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초로 50홈런-50도루 대기록에 도전 중인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게 강력한 MVP 대항마가 떠오르고 있다. 올스타 4회의 호타준족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31·뉴욕 메츠)가 뒷심을 발휘하며 내셔널리그(NL) MVP 후보로 급부상 중이다.
린도어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회말 시즌 30호 결승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메츠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린도어는 올 시즌 139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568타수 155안타) 30홈런 84타점 97득점 26도루 출루율 .343 장타율 .500 OPS .843을 기록 중이다. 30홈런을 돌파한 가운데 도루 4개 추가하면 지난해(31홈런 31도루)에 이어 2년 연속 30-30 유격수가 된다.
표면적인 기록만 보면 오타니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오타니는 136경기 타율 2할9푼2리(541타수 158안타) 44홈런 99타점 111득점 46도루 출루율 .377 장탕류 .617 OPS .995를 기록 중이다. NL 홈런, 득점, 장타율, OPS 1위로 대망의 50-50에도 홈런 6개, 도루 4개만 남겨놓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가 풀타임 지명타자로 수비 기여도가 없는 반면 린도어는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전경기 출장하면서 종합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린도어는 유격수 부문 OAA 전체 2위(16개)로 수비를 무척 잘한다. 팬그래프 기준 WAR도 린도어(7.2)가 오타니(6.7)를 앞선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는 오타니(7.1)가 린도어(6.4)보다 높다.
미국 ‘ESPN’은 ‘오타니는 여전히 압도적인 MVP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미 역사상 최초로 44홈런 46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50-50은 이제 시간 문제’라면서도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으로 투수를 하지 않는 오타니는 올 시즌 지명타자로 뛰고 있지만 린도어는 프리미엄 포지션에서 엘리트 수준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오타니는 수비까지 모든 것을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밀워키 브루어스 단장 시절인 2018년 크리스티안 옐리치의 MVP 시즌을 지켜봤던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야구운영사장도 린도어에게 힘을 실어줬다. 스턴스 사장은 “린도어는 믿을 수 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MVP 시즌을 몇 번 봤지만 올해의 린도어는 내가 본 그 어떤 선수보다 특별하다. 메츠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야수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록뿐만 아니라 린도어가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방식에 있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수치화하기 어렵다. 그는 매우 열심히 하고, 조직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린도어의 리더십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올해 리툴링 시즌으로 준비한 메츠는 5월30일까지 승패 마진 -11로 가을야구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이후 53승31패(승률 .631)로 급반등하며 리그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NL 와일드카드 4위(75승64패 승률 .540)에 올라있는 메츠는 3위 애틀랜타 브레이스브에 0.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린도어가 메츠를 가을야구로 이끌면 오타니 대세론에 반기를 들 수 있다.
적장도 린도어를 인정했다. 린도어와 같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도 NL MVP에 대해 “내게 투표권 없어 다행이다. 린도어와 오타니 둘 다 게임 체인저이고, MVP 경쟁이 흥미로울 것 같다”면서도 “린도어는 모든 걸 다하고 있다”는 말로 은근히 공수에서 기여도가 높은 린도어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