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엔트리의 효과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확장엔트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특급조커 자원 이정훈(30)이 있다. 이정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 왔다.
롯데는 4일 사직 KT전, 접전 끝에 7-5로 역전승을 거뒀다. 1-4로 끌려가던 경기를 타선의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의 빅이닝과 조커가 등장할 수 있는 기회는 7회에 마련됐다. 7회말 선두타자 레이예스의 중전안타로 기회를 잡았고 전준우의 좌중간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했다. 2-4가 됐고 정훈의 우중간 적시 2루타로 3-4까지 따라 붙었다. KT는 정훈의 타석에서 투수를 선발 벤자민에서 필승조 김민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롯데는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나승엽이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4-4 동점에 성공했다. 박승욱의 중전안타로 무사 1,3루 기회가 계속됐다. 이때 롯데 벤치가 움직였다. 타석에는 9번 포수 정보근. 포수 포지션을 손성빈에서 정보근으로 교체한 상황에서 다시 대타 작전을 낸 것. 롯데는 다시 포수 엔트리 소진을 각오하고 대타 이정훈을 내세웠다.
이정훈은 지난 1일 확장엔트리 개시와 동시에 1군에 등록됐다. 확장엔트리 덕분에 롯데 벤치는 과감하게 작전을 펼 수 있었고 이정훈이라는 대타 자원을 승부처 상황에 투입할 수 있었다.
결국 이정훈으 모두의 뜻대로, 바람을 이뤄냈다. 무사 1,3루 기회에서 포수 정보근의 대타로 등장한 이정훈으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5-4로 역전하는 회심의 점수. 대타로 나서서 감각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이정훈은 팀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정훈은 지난 2022시즌이 끝나고 데뷔 팀이었던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 당했다. 하지만 이정훈의 타격 재능을 눈여겨 본 롯데가 이정훈을 다시 불러들였다. 본래 포지션인 포수는 힘들지만 타격 재능을 인정 받았다. 1군에서 확실한 대타 자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넓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7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한정된 기회 속에서 모두를 열광케 했고 특급조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이정훈은 4일 사직 KT전이 끝나고 “경기 후반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 대타로 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타석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라며 “7회말 타석에 들어갔을 때 1,2루간이 비어있었고, 상대 투수가 빠른 볼이 좋은 투수였다. 포인트를 앞쪽에 두고 적극적으로 타격해서 1, 2루간으로 타구를 보내려고 했다”고 타격 방향성을 짚었다.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그는 "퓨처스에서 이병규, 이성곤 코치님이 포인트가 너무 뒤쪽에 있다고 피드백을 주셨다”라며 “적극적으로 타격하고 포인트를 앞에 두는 연습을 많이 했다. 기록과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타석에 들어가는 마인드를 점검했다. 이런 과정 덕분에 오늘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확장엔트리 구성을 겨우 완료했다. 그리고 이제 이 멤버들이 롯데의 가을야구 도전에 히든카드이자 핵심카드가 되어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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