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팀에도 흑인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난 웃음을 터뜨렸다."
영국 '트리뷰나'는 5일(이하 한국시간)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레전드 도나토(62)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 레알 마드리드)가 자신의 최근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앞서 4일 "추가로 공개된 'CNN'과 인터뷰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인종차별 문제를 이야기하며 2030 FIFA 월드컵이 스페인에서 개최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라고 알렸다.
보도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의 인종차별 상황이 2030년 이전에 개선되지 않으면 월드컵 개최지를 바꿔야 할 것이다. 나는 스페인이 피부색으로 누군가를 모욕하는 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깨닫고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비니시우스는 과거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심각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 발렌시아 팬들은 경기 도중 그를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고,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아틀레티코 팬들은 "비니시우스, 넌 원숭이야"라며 그를 모욕했다.
계속되는 차별에 대해 비니시우스는 눈물을 쏟았고 "인종차별이 계속되면서 점점 축구하는 게 싫어진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법원은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저지른 발렌시아 팬 3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고, 비니시우스는 이에 대해 "나는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아니라 인종차별자들을 괴롭히는 사람이다"라며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인종차별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하며 "경기를 끝내는 건 어렵지만, 가능한 한 빨리 상황을 바꿔야 한다"라고 밝혔다.
마르카의 보도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대부분의 스페인 사람들은 인종차별자가 아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살기 좋은 나라의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라며 "난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을 사랑한다. 가족들과 함께 살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2030년까지 더 많이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인종차별을 더 줄여야 한다. 인종차별을 완전히 끝낼 수는 없겠지만, 난 이미 스페인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비니시우스의 말을 곱게 듣지 못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데포르티보의 전설 도나토다. 도나토튼 스페인과 브라질의 이중국적으로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또한 1994년부터 스페인 대표팀 멤버로도 활약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나토는 "비니시우스는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신경쓰지 말고 그라운드 안에서 일에 집중해야 한다. 현역 시절 내가 공을 잡을 때면 상대 팬들도 원숭이 흉내를 냈다. 그러나 상대 팀에도 흑인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난 웃음을 터뜨렸다"라며 팬들의 어리석은 행동을 웃어 넘겼다고 밝혔다.
그는 "비니시우스는 훌륭한 선수다. 그러나 그의 이번 발언은 부끄러울 정도다. 왜 다른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스페인을 인종차별의 나라라고 말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말이며 그는 이 발언에 사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