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의 복귀 날짜가 잡혔다. 정규시즌을 절반 가까이 날렸지만 다저스는 야마모토에게 ‘빅게임 피처’ 면모를 기대하고 있다. 가을야구에 잘 던진다면 부상 공백 아쉬움을 충분히 씻을 수 있다.
‘MLB.com’은 5일(이하 한국시간)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재활 등판을 두 번 소화한 다저스 야마모토가 오는 11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1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87일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다.
당시 캔자스시티전에서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껴 2이닝 만에 교체된 야마모토는 회전근개 염증으로 이탈했다. 7월 중순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기면서 복귀가 지연됐지만 지난달 29일 트리플A에서 재활 등판으로 실전 복귀했다.
4일 두 번째 등판에서 2이닝 동안 53구를 던지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2이닝 2실점으로 흔들리긴 했지만 삼진 3개를 잡았고, 포심 패스트볼은 최고 시속 96.7마일(155.6km)로 측정됐다.
다저스는 야마모토가 재활 등판에서 최소 3이닝은 소화하고 올라오길 바랐지만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규시즌이 한 달도 남지 않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최대한 빌드업하기 위해선 메이저리그에서 3~4번의 선발등판이 필요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구위는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커맨드가 어떨지 모르겠다. 앞으로 4번의 선발등판으로 빌드업하면 괜찮을 것이다”며 “야마모토에겐 메이저리그에서 첫 포스트시즌이지만 그는 큰 경기에서 투구를 해왔다. 우리가 그에게 기대하고, 전념하는 이유”라고 포스트시즌 활약을 기대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사와무라상 받으며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야마모토는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345억원)에 계약하며 투수 역사상 최고 대우로 메이저리그에 왔다. 지난 3월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1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 패전으로 실망스런 데뷔전을 치렀지만 이후 13경기 6승1패 평균자책점 2.34로 호투했다.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시즌 전체 성적은 14경기(74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2.92 탈삼진 84개.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엄청난 몸값에 비해선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여기에 갑작스런 어깨 부상으로 3개월 가까이 장기 결장하면서 아쉬운 데뷔 시즌이 되고 있다. ‘먹튀’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 기대대로 야마모토가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다면 이 같은 아쉬움을 씻을 수 있다. 최근 3년 연속 일본시리즈에서 던지며 2022년에는 오릭스 버팔로스 우승을 이끈 야마모토는 2019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일본대표팀에서도 3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해 선발투수들의 거듭된 난조로 디비전시리즈 3전 전패로 조기 탈락한 다저스는 올해도 선발진에 변수가 많다. 1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지난달 중순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뒤 복귀 기약이 없는 상태이고, 클레이튼 커쇼도 발가락 통증으로 재이탈했다. 워커 뷸러도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고, 팀 내 최다 11승을 거둔 신예 개빈 스톤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이적생’ 잭 플래허티 외에는 확실하게 믿을 만한 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야마모토의 성공적인 복귀가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