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N범’ 한소희母→‘폭행·착취’ 의혹 김수찬父..‘구하라법’이 필요한 이유 [Oh!쎈 초점]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9.06 23: 05

"아이들 크는 동안 해준게 없으면 최소한 앞길은 막지 말아야죠. 그게 인간의 도리죠."
가수 김수찬의 안타까운 가정사가 드러났다. 어린시절부터 폭력을 일삼아 이혼했던 부친으로부터 착취를 당해온 사실을 뒤늦게 밝힌 것.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한소희 모친의 구속 소식도 전해졌다. 잇따라 전해진 안타까운 소식에 마땅히 도리를 다하긴 커녕 오히려 자식의 발목을 붙잡는 부모를 향한 대중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가수 아들을 둔 한 어머니가 출연했다. 그는 "제가 이혼한지 14년이 됐다. 근데 전 남편이 자꾸 허위사실 같은걸 너무 많이 유포해서 아들 앞길을 막는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아들이 어린 시절부터 전 남편의 폭력이 심해 위자료도 없이 세 아이를 모두 데리고 도망치듯 이혼했다. 친권, 양육권 모두 어머니가 갖고 있었지만, 이혼 후 1년이 지나고 아들이 TV에 나오자 돌연 찾아와 매니저를 자처했다고.

이 과정에 전 남편은 활동비 명목으로 아들의 명의로 대출을 받고 팬들이나 친척들한테도 돈을 부탁하는가 하면, 어느날은 아들한테 연락이 와서 '아빠가 차로 밀어버리려 해서 맨발로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더군다나 아들이 교통사고가 났을 당시에는 제대로된 치료도 해주지 않고 행사에 내보내는 등 착취를 했고, 아들이 좋은 기회로 한 소속사와 계약을 하게 되자 소속사 앞에서 시위를하거나 소속사에 전화해 ‘빚투’ 폭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를 다니는 동안 번 돈도 1원 한 푼 준 적 없다고. 이에 더해 지금은 '가정을 위해 헌신한 친아빠를 배신한 패륜아'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다닌다고 밝혔다.
그리고 방송 이후, 사연의 주인공이 김수찬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수찬은 지난 5월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3' 출연당시 "부모님이 이혼한 지 10년이 넘는다. 제가 중학생 때 이혼을 하셨는데 제가 노래하고 나서 교류가 있었지만 그 이후에 일들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 하게 됐다"고 간접적으로 가정사를 언급했다. 이 가운데 "사실은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고 부친에 의한 피해자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생겨나고 있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분께 가장 먼저 이 내용을 공유드린다"며 자신이 '물어보살' 사연의 주인공임을 직접 밝힌 것.
소속사 또한 4일 공식입장을 내고 "김수찬의 어머님께서 방송에서 하신 내용의 팩트 체크는 모두 이뤄졌다. 또한 방송에서 다뤄지지 않은 김수찬과 어머님에 관한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에 관한 다량의 증거들을 확보해 놓았으며, 경찰에 어머님의 신변보호 요청 또한 진행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수찬의 부친은 한 매체를 통해 "일부 내용은 맞다"면서도 "실제보다 내용이 부풀려지고, 표현도 과하게 처리됐다고 생각한다. 아들 이름으로 대출했다고 하지만, 아이들 학자금 때문이었고 그 돈을 개인적으로 쓴 일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자 김수찬은 5일 팬카페에 추가 글을 올리고 부친이 흥신소를 고용해 자신과 어머니를 미행하고 집 앞 잠복을 일삼으며 치밀하게 괴롭혀왔다고 폭로했다. 이어 "학자금 대출 외에도 제 명의로 은행 대출을 받은 기록이 모두 남아있다. 그리고 대출금은 전액 엄마가 변제하셨다. 저희 가족에게 폭행을 일삼던 부친 때문에 구급차에 실려 가신 엄마를 쫓아 응급실에 가던 날, 저는 고작 열 살이었다. 부친과 함께 일하기를 멈추어야겠다고 다짐한 날, 저는 달리는 부친의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렇게 절실한 마음으로 끊어낸 인연"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배우 한소희도 이미 오래전 연을 끊은 모친의 범죄 행위로 수년째 고통받는 중이다. 지난 2일, 한소희의 친어머니 신모씨가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신씨는 2021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바지사장'을 앞세워 울산, 원주 등에서 12곳의 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같은 혐의로 한 차례 벌금을 낸 전력이 있고 사기 전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소희 소속사는 3일 공식입장을 내고 "한소희 어머니 관련된 내용은 어머니가 벌인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한소희 배우도 기사를 통해 해당 내용을 접하며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은 배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어머니의 독단적인 일인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일축했다.
한소희는 JTBC '부부의 세계'로 주가를 달리던 지난 2020년에도 한 차례 모친의 채무불이행으로 '빚투'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한소희는 직접 글을 올리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5살쯤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되어 할머니께서 길러주셨다.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어머니가 계신 울산으로 전학을 가게된 이후에도 줄곧 할머니와 같이 살았고, 졸업 후 서울로 상경하여 이 길로 접어들게 됐다. 어머니와의 왕래가 잦지 않았던 터라 20살 이후 어머니의 채무 소식을 알게 되었고,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의 딸이자 천륜이기에 자식 된 도리로 데뷔 전부터 힘 닿는 곳까지 어머니의 빚을 변제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뷔 후 채권자분들의 연락을 통해 어머니가 저의 이름과 활동을 방패 삼아 돈을 빌린 후 변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머니가 빌린 돈의 채무 서류 속에는 저도 모르게 적혀있는 차용증과 제 명의로 받은 빚의 금액은 감당할 수 없이 커져 있었다. 그저 저의 어리고, 미숙한 판단으로 빚을 대신 변제해 주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던 제 불찰로 인해 더 많은 피해자분들이 생긴 것 같아 그저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다시 한번 피해자분들과 이번 일을 통해 상처받았을 모든 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소희의 모친은 2022년에도 85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피소됐다. 소속사는 "어머니 신 씨가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한소희 명의로 된 은행 계좌를 사용했다. 신 씨는 한소희가 미성년자일 때 임의로 통장을 개설, 해당 통장을 (한소희 몰래) 돈을 빌리는데 사용했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법원이 한소희와 무관하게 진행된 일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딸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모친의 행위를 차단하고자 더이상 모친의 채무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소희 모친은 '천륜'이라는 족쇄를 방패삼아 한소희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딸의 정산금 날짜까지 파악해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OSEN=사진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구하라의 빈소가 마련됐다. 고 구하라 측은 생전 국내외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만큼 마지막 길에 팬들의 배웅을 받을 수 있도록 유족 측에서 조문 장소를 따로 마련했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서 이날 오후 3시부터 27일 자정까지 팬과 언론 관계자 등의 조문이 가능하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하라는 지난 24일 오후 6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 등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photo@osen.co.kr<사진=사진공동취재단>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쉽게 끊어낼수 없다. 문제는 그것이 마땅히 도리를 다하지 않은 부모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김수찬과 한소희 외에도 장윤정, 소녀시대 티파니, 차예련 등 자식이 잘 나가는 유명인인 경우 뒤늦게 찾아와 금전을 요구하거나 자식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는 종종 발생해왔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식이라는 이유로, 또 세간의 시선을 신경써야하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쉽게 부모를 내치지 못한채 오랜 기간 고통받아왔다.
여기에는 '효'를 중시하는 유교사상, 그리고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사회적 통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식을 함부로 대하는 부모보다 부모를 함부로 대하는 자식을 '패륜아'라며 더욱 매도하는 분위기가 자리잡혀있기 때문. 실제 김수찬의 모친도 '물어보살'을 통해 그동안 김수찬이 부친에게 법적 대응을 하거나 단호히 내치지 못한 이유로 "'그래도 아빤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고 "낳았다고 다 부모는 아니다"라는 기조가 떠오르면서 '부모 답지 않은' 부모를 둔 이들을 향한 응원과 지지의 물결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구하라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몰염치한 부모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 반대로, 앞선 사례들 역시 '구하라법'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한번 깨우치는 역할을 해주고 있는 모양새다.
'구하라법'은 학대나 범죄 등 양육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는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을수 없도록 하는 개정안이다. 2019년 故구하라 사망 후 어린시절 자식을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나타나 재산 절반을 요구한 사건에 기인해 고인의 친오빠가 청원한 것으로, 4년간의 기다림 끝에 내년 1월부터 정식 시행될 계획이다. "어린 시절 친모에게 버림 받고 항상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고통 받았던 하라와 우리 가족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 호소했던 유가족 측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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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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