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깜짝 시구자가 등장했다. 동료들도 아무도 몰랐다. 턱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은 외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시구를 위해 그라운드에 나타난 것이다. 네일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마스크를 쓰고 등장하자 동료들도 놀라움을 표시하며 크게 웃었다.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팬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네일은 아직 입안에 고정장치가 있다. 그럼에도 마운드에 올라 멋진 시구를 했다. 시구 마운드에 오른 이유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4일 창원 NC와의 경기에서 데이비슨의 강습타구에 턱을 맞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팬들에게는 끔찍한 장면이었고 초대형부상에 놀랐다. 턱골절 판정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에서 고정수술을 했다. 수술후 병상에 누은 사진을 SNS에 올려 건재를 알렸다.
네일의 SNS에는 걱정과 함께 쾌유를 비는 응원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네일에게는 큰 힘이 되는 응원이었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구단에 시구를 요청했다. 마침 이날은 시구행사가 없었다. 대부분 경기에 시구행사가 있는데 이날만 비어있었다. 흐뭇한 감사인사를 할 수 있었다.
네일은 "조금 긴장도 되었지만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생각한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다. 외국인 선수로 기아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멋진 팬들과 팀 동료들이 있는 KIA에 입단하게 되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부상을 털어내어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면 한국시리즈에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나 다름 없었다.
실제로 선수단과 팬들에게 더 좋은 뉴스도 있다. 다음주 입안의 고정장치를 제거하고 11일부터 단계별 투구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이미 야구장에 나와 가벼운 하체운동을 해왔다.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본격 재활과 함께 실전복귀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지금의 추세라면 10월 20일 전후에 시작하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실전점검을 통해 100% 피칭을 해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현재의 추세를 본다면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팬퍼스트로 무장한 12승 에이스의 복귀가 점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