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는 성적으로 평가 받기 마련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오지환은 지난 주말 한화전에서 승리한 후 인터뷰 도중 “최근에 해민이 형도 그렇고, 현수 형도 그렇고, 나도 욕을 많이 먹지만…형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팬들의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타격은 조금 부진하지만, LG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언급했다.
오지환은 “대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가서 그 정도 기량을 펼쳐주기가… 또 장기레이스를 하다 보면 안 아프고 많이 뛰는 게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방망이를 잘 못 치더라도 이길 수 있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 좀 시각을 달리해보면 수비 범위라든지 이런 것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그런 것 같다. 여전히 형들을 리스펙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야구 스타일은 주전 야구 의존도가 높다. 주전이 부진해도 웬만해선 백업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정말 슬럼프가 심각할 때 2~3경기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주는 편이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붙박이 주전인 김현수, 박해민, 오지환은 부진해도 경기에서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어느 정도 부진할까.
오지환은 지난해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8리(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 65득점 OPS .767을 기록했다. 올해는 96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329타수 87안타) 9홈런 54타점 60득점 OPS .794를 기록하고 있다.
오지환은 지난 6월 오른 손목 염증 부상에 이어 햄스트링 부상으로 42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7월 11일 1군에 돌아와 후반기에는 타율 2할9푼2리(161타수 47안타) 7홈런 38타점으로 괜찮은 타격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13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3리(556타수 143안타) 6홈런 88타점 53득점 OPS .747을 기록했다. 올 시즌 124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534타수 140안타) 7홈런 63타점 56득점 OPS .77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인데, 붙박이 3번타자에서 이제 5~6번으로 출장하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3할4푼8리로 강했는데, 올해는 2할5푼2리로 시즌 타율 보다 상당히 낮다.
김현수는 올해 좌익수로 72경기 521이닝을 뛰고 있다. 문성주의 부상 공백이 길어 김현수의 좌익수 출장이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김현수는 좌익수로 27경기 204.2이닝을 뛰었다.
박해민은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2할8푼5리(485타수 138안타) 6홈런 59타점 80득점 26도루 OPS .707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 경기 출장을 이어가며 타율 2할5푼3리(439타수 111안타) 4홈런 51타점 62득점 38도루 OPS .661을 기록하고 있다.
중견수 수비 범위는 여전히 리그에서 톱클래스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타율 2할9푼-2할9푼1리-2할8푼9리-2할8푼5리를 기록했던 박해민은 올해 3푼 이상 타율이 떨어졌다. 또 OPS는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58명 중 57위다.
LG는 지난해 정규 시즌 우승에 이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6월말부터 1위에 오른 뒤 10월초 9경기를 남겨두고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런데 올해는 8월 중순 잠실구장에서 KIA에 3연전 스윕패를 당하면서 3위로 밀려난 뒤 줄곧 3위 자리다. 2위 삼성에 승차 4경기 차이다. 삼성은 12경기, LG는 14경기 남아 있다.
만약 삼성이 6승6패를 한다면, LG는 11승3패를 해야 동률이 된다. 거의 3위가 굳혀지는 분위기다. LG 팀 성적이 지난해보다 못한 가운데, 야수들 중에서 FA 세 선수의 부진에 실망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많은 것이다.
오지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6년 124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김현수는 2022시즌을 앞두고 6년 최대 115억원 FA 계약을 했다. 올해 계약 3년째 시즌이다. 박해민은 2021시즌까지 삼성에서 뛰고 LG와 4년 60억원에 FA 계약을 하며 이적했다. 내년이 계약 마지막 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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