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리그 우승 결정 짓고 싶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이 대기록에 근접했다.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소화했다. 무려 10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2피안타 1볼넷 1실점의 호투였다. 야시엘 후라자와 투수전을 벌인탓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앞으로 8이닝을 추가하면 170이닝을 채운다. KBO리그 전인미답의 10연속 170이닝의 기록을 눈 앞에 두었다. 이미 9년 연속 170이닝도 신기록이었다. 여기에 10년까지 채우게 된다. 향후 어떤 투수도 깨기 힘든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년 동안 다치지 않고 꾸준히 매해 30번의 선발등판을 했다는 의미이다.
올해 최고의 투구였다. 1회 2안타를 맞고 1실점 흔들렸으나 공격적인 투구로 키움 타선을 제압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었고 상대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7회까지 투구수가 83개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기록할 정도도 구위가 좋았다.
경기는 5-2 역전승이었다. 1-2로 뒤진 8회말 또 드라마를 썼다. 잘 던지던 후라자를 상대로 기어코 뒤집었다. 소크라테스의 동점타, 김도영의 역전결승 3루타. 나성범의 희생플라이, 김선빈의 쐐기타가 터지는 등 4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정해영이 9회를 틀어막고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경기후 양현종은 "준수 리드가 좋았다. 준수 사인 내는 대로 던졌다. 오늘 경기는 투수전 양상이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들어갔다. 우리도 공격 시간이 짧기 때문에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 야수들 집중력에 악영향을 미칠것 같았다. 최대한 수비 시간을 짧게 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상대 선수였지만 후라도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 투구 내용이 매우 좋았고, 그래서 나도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집중한 만큼 오늘 경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던졌다. 다음 이닝(8회) 욕심도 있었는데 우리 중간 투수들을 믿고 내려왔다. 힘고 떨어지고 있던 상황이고, 다음 등판도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현종의 팬퍼스트 정신도 빛났다. 이왕이면 홈팬들 앞에서 리그 우승을 하고 싶다는 바램이다. 양현종은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광주 경기에서 리그 우승을 결정 짓는 것이다. 09년 17년 모두 우승을 경험해 봤지만 전부 원정 경기여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꼭 광주에서 홈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올해 챔피언스필드는 110만 명의 역대 최다관중을 기록하고 있다. 폭염에도 가득메워 최강기아를 응원했다. 그래서 더더욱 홈팬들에게 우승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KIA는 다음주 홈에서만 3경기를 갖는다. 이후 원정 3경기를 갖고 홈에서 21일 NC전, 23~24일 삼성전, 25일 롯데전을 갖는다. 이왕이면 양현종이 홈경기에 등판해 170이닝을 달성하고 우승결정까지 이룬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