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태오 없다..'베테랑2' 황정민x정해인, 역대급 속편의 귀환 [Oh!쎈 리뷰]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4.09.10 09: 02

 돈 보다 가오를 중시하는 형사 서도철과 경쾌한 BGM의 시작, 레전드 천만 영화 '베테랑'의 후속편이 돌아왔다.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가 검거되고 9년이 흐른 뒤, 서도철을 비롯한 광역수사대 강력반 팀원들은 어떻게 됐을까? 조태오를 능가하는 빌런은 등장했을까? '베테랑2'에 모든 해답이 담겨 있다.
'베테랑2'(감독 류승완, 각본 이원재·류승완, 제공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2015년 개봉해 누적관객수 1,341만 명을 동원한 1편의 후속작이다.
지난 5월 개최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주목을 받았고, 최근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의 공식 프리미어 상영을 성황리에 마치고 언론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만큼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급 5만원 인상에도 꿋꿋이 버티며 살아가는 강력반 서도철,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사명감 하나로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한다. 어느 날,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터지고 동료 형사들과 살인마 해치를 추적한다. 다만, 해치는 일반적인 연쇄살인마와 달리 억울한 피해자의 사적 복수를 도와줬고, 피해자가 당했던 똑같은 방식으로 가해자를 살해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국민의 법 감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법 체계를 비판했고, 해치를 잡아야 하는 서도철의 부담감도 커진다.
설상가상 고등학생인 서도철의 아들은 학교폭력 문제에 연루되면서 부모의 속을 썩이고, 하나뿐인 아들에게 "맞기보단 때려라"라고 강조하던 아빠 서도철은 자신의 교육 방식이 잘못됐음을 자각하게 된다. 류승완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실수를 알아가고 사과하는 어른의 모습'이 서도철에게 투영됐다.
1편이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열혈 형사 서도철과 역대급 빌런 조태오의 대결이었다면, 2편은 단순한 '선과 악'에서 벗어나 '정의와 신념 사이의 충돌'에 초점을 맞췄다. 정해인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유아인을 잇는 새 빌런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으나,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그의 캐릭터는 조태오와 전혀 달랐다.
정해인은 극 중 막내 형사 박선우로 분해 열연했다. 서도철이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를 검거하는 모습을 본 뒤 경찰이 된 인물이다. 뛰어난 범인 제압 능력으로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로 불리며 유명세를 치르고, 선배 서도철의 눈에 띄면서 강력반 막내로 활약한다. 그러나 순한 얼굴 뒤에 감춰진 무표정과 도 넘은 폭력성이 드러나고, 결정적인 반전도 지녔다. 본인의 신념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유형의인간 군상일지도 모른다.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1편의 성공 방정식을 버린 '베테랑2', 범죄 수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치인과 재벌 2세 등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사람을 죽였지만 심신 미약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범죄자, 조회수에 목숨 거는 사이버 렉카들, 유튜버들의 가짜 뉴스, 범죄자를 처단하는 사적 복수 논란 등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와 생각해 볼 만한 다양한 이슈를 던지며 한층 묵직하고 깊어졌다.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좀 더 확장하기 위한 류승완 감독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황정민은 깊어진 주름만큼 더욱 노련해졌고, 정해인은 대선배 옆에서도 존재감이 돋보인다. 두 배우의 연기 합도 기대 이상이다. 
본편이 끝나고 짧은 쿠키 영상에는 3편을 예고하는 듯한 장면도 등장해 기대감을 높인다.
9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18분.
/ hsjssu@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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