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춘기 부부’ 남편, 치매 母 모시고 설움 폭발한 갱년기 아내에 “내 부모 흉보지 마”(결혼지옥)[종합]
OSEN 임혜영 기자
발행 2024.09.10 09: 00

‘육십춘기 부부’ 남편이 아내에게 뒤늦은 사과를 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결혼 생활 40년 동안 쌓인 마음의 상처를 갱년기와 함께 표출하는 아내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남편 ‘육십춘기 부부’가 등장했다.
김지민 아나운서의 자리를 대신 채운 정영한 아나운서는 “저도 이혼가정에서 자라면서 부부 관계의 복잡함을 느꼈다”라며 출연 소감을 전했다.

남편은 “아내가 5년 전부터 갱년기다. 그전에는 말도 차분했다. 갱년기 온 후부터는 무슨 이야기를 하든 명령조다. 남들처럼 ‘자기야’ 이런 말투 좀 있으면 좋겠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아내는 가벼운 마음으로 식당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주방에서 도와준 게 3년 남짓이다. 그전에는 안 도와줬다.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아내는 “갱년기가 힘들게 와서 너무 무기력했다. 일하는 것도 조절이 안 되더라”라고 말했고 오은영은 “생식기능이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당연히 몸과 여성계 호르몬에 변화가 생긴다. 감정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과 관련이 깊다”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아내의 손맛을 살린 장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내의 의사와 상관없이 남편은 장을 판매, 장독대 300개까지 늘려갔다. 아내는 장독대 300개를 채우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들 부부는 가마솥을 덮을 천막 설치를 두고도 의견이 맞지 않았다. 아내는 의견 조율이 되지 않는 남편을 두고 “계속 이 사람한테 짜증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또 아내는 과거 시집살이는 물론 치매 걸린 시어머니 수발을 다 들었다고. 그뿐만 아니라 월급을 모두 가져다주고도 잘못한 것 없이 무릎 꿇고 혼이 났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아내는 남편을 향해 “나는 잘못한 게 없다. 내가 2년 반이나 시어머니 모셔, 새벽 밥해서 시동생 학교 보냈다. 번 돈도 당신 어머니 아버지한테 다 가져다드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반찬이 남으면 왜 많이 했냐, 왜 버리느냐. 그럴 때마다 무릎 꿇고 혼났다”라고 말했고 남편은 “본인이 잘못한 것에 대해 시부모가 이야기를 한 것이다. 내 부모지만 돌아가신 분은 얘기하지 말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은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가족을 사랑해서 그렇게 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이다. 아내분이 이 얘기를 하는 건 부모님 흉을 보는 게 아니라 아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인정과 사과가 없으니) 40년간의 자신의 인생을 부정당하는 것 같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이들 부부를 위해 힐링 리포트를 전했다. 그는 “두 분의 연세를 고려했을 때 갱년기 맞다. 두 분 다 갱년기를 극복해야 한다. 노동은 하시는데 운동을 안 하시는 것 같다”라고 운동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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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방송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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