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성숙해진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흔들림 없이 홍명보호 '첫 승' 사수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첫 승리를 꿈꾸는 홍명보호다. 한국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상대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이었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후반 막판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오는 불운도 겹쳤다.
오만전을 하루 앞두고 무스카트 시티 시즌스 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에서는 홍명보 감독과 중앙 수비수 김민재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만에선 다른 결말을 만들어야 하는 한국. 오만전을 하루 앞두고 무스카트 시티 시즌스 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명보 감독은 "내일 경기는 원정이고 어려운 점이 많은 경기다. 하지만 승리 외에는 다른 게 없다. 모든 초점을 승리에만 맞추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지난 7일 "(팔레스타인전) 후반에 변화를 준 게 어느 정도 잘 이어졌다. 오만이 내려선다고 하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남은 시간 그런 훈련을 하려 한다"라며 "변화가 조금 있을 거다. 줘야 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다만 김민재만큼은 이번에도 선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그는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파트너가 여러 차례 바뀔 때도 김민재만큼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김민재는 "홈에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져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꼭 승리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선 김영권이 김민재와 호흡을 맞췄다. 이번엔 중동 날씨에 익숙한 정승현이나 조유민 등이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 김민재는 "대표팀 경기는 준비할 시간이 많이 없다. 짧은 시간 내에 감독님이 선발로 내세우는 선수들, 소집된 선수들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내가 선발로 뛰지 못할 수도 있는 거다. 누구와 뛰든 간에 빠르게 호흡을 잘 맞추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누구와 짝을 이루든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재는 어딘가 더욱 의연한 모습이었다. 그는 팔레스타인전 이후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샀다. 김민재는 팔레스타인전이 끝나자마자 관중석으로 다가갔고, 서포터즈를 향해 야유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경기 전부터 나온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야유에 대한 이야기였다.
당시 김민재는 굳은 얼굴로 아쉬움을 드러냈고, 선수단 단체 인사에서 홀로 고개를 숙이지 않으며 비판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가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첫 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수비수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민재는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섰고, 한층 성숙해진 인터뷰로 정면 돌파했다. 그는 "멘탈에는 전혀 문제 없다.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말을 한 거에 대해선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후 행동은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충분히 하고 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자신이 던진 메시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짚으면서도 그 과정에서 비춰진 태도나 후속 행동에 대해선 잘못을 깔끔하게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붉은악마' 측도 김민재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만전부턴 야유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민재는 "팬분들께서 야유를 안 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봤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내가 했던 행동들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제 김민재로선 경기장 위에서 '괴물'다운 수비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끄는 일만 남았다. 그는 훈련장에서도 동료들과 장난을 치고 웃음꽃을 피우는 등 밝은 얼굴이었다. 웃음을 되찾은 김민재가 오만전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도 활짝 웃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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