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베테랑2' 9년 만에 컴백..."처음 처럼 떨리네요"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09.10 12: 30

황정민이 '베테랑2' 개봉을 앞둔 심경과 작품 비하인드를 전했다.
10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각본 이원재·류승완, 제공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 황정민 배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2015년 개봉해 누적관객수 1,341만 명을 동원한 1편의 후속작이다.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오게 된 황정민은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너무 떨린다. 이만큼 배우를 했으면 덜 떨리지 않을까 했는데, 영화 처음 한 사람처럼 떨리긴 한다. 특히 베테랑이라는 작품은 저에게는 정말, 수많은 제 필모 중에서도 아끼는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1편을 만들게 된 계기가 제가 신세계를 찍고 있을때고, 감독님은 베를린을 찍을 때였다. 그때 우연치 않게 인천에서 만났는데 감독님 얼굴이 야위었더라. 그 작품을 하면서 힘들었었나보다. 저랑 감독님이랑 둘이 친하니까 했던 이야기가, '우리끼리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봅시다. 좋아하는 일 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요?' 하다가 만들었던게 베테랑이었다. 그게 너무 복에 겹게 많은 관객분들이 봐 주셨고, 그때 느꼈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저에게 지금까지 잘 간직하고 있으니까. 이 2편도 정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개봉하는 날이 남일 같지 않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오랜 시간이 걸려 돌아온 이유에 대해 묻자, "오래 걸린 이유는, 탓으로 하면 감독님에게 해야 하는데. 농담이고"라고 너스레를 떨며 "1편 자체가 워낙 너무 잘 되다 보니, 저희가 무언가를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감독님도 저도 그렇고, 1편의 에너지를 2편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어쨌든 새로운걸 관객들에게 늘 보여줘야 한다는 저희들의 기본적인 생각이 있기때문에. 그래서 아마 시간이 늦어진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감독님도 저도 그렇고, 다음 작품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 1편을 찍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더 늦어지지 않았나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9년만에 다시 만난 감독, 스태프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황정민은 "설명이 안되는데, 너무 행복했다. 촬영 전에 다같이 식사를 하려고 모인 적이 있는데, 정말 몇 년만에, 오랜만에 만난 건데 너무 반갑더라. 어떻게 지냈냐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했는데, 막상 우리는 일로 만난 사람들이니 현장에서 만나면 어떨까, 싶긴 했다. 그렇게 촬영을 위해 현장에서 봤는데, 1편 생각이 너무 났다. 1편에서 우리가 고민했던 에너지들이 2편에서는 굳이 이야기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각자의 영역에서 움직여줘서 되게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라며 "2편의 첫 촬영이 제가 국과수를 찾아가서 김원해 배우와 이야기 하는 장면이었다. 그때 복도를 걸어가면서 명찰을 매는데, 그때의 느낌이 1편의 것이라. 크게 변하지 않고 1편을 찍는 기분이라 묘했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류승완 감독에 대해서는 "정말 감독님은 만능 이야기꾼이시다. 그분 머릿속엔 정말 영화뿐이다. 쉴때도 영화만 생각한다. 왠만한 개봉 영화들은 정말 다본다. 취미가 영화보는 거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되게 존경하는 면이 있다. 삶이 영화이신 분이다. 거기에 제가 같이 영화친구로 동료가 된다는 것은 되게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그래서 같이 작품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떤 이야기를 어떤식으로 할준 몰라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다. 감독님이 쓰는 또 다른 형사의 어떤 또다른 이야기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베테랑이 아닌 다른 또 작품이 나올진 모르겠지만, 같이 작업하고 싶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캐릭터 '서도철'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어쨌든 서도철은 남자가 봤을 때 되게 매력 있는 사람이다. 츤데레라는 게 분명 있다. 말은 걸걸하지만, 속정이 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투철한 정신을 가지고 있고. 내 주위에 이런 사람 한 명 있으면 든든할 것 같은 인물이다. 무조건 믿고 따를 것 같은 사람이다. 저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어른이면 좋겠다고 저도 생각할 것 아닌가. 후배에게 좋은 선배, 어른이 되고 싶은데, 서도철이 그런 사람"이라며 "서도철이라는 인물 자체가 1편에서 구축된 통통 튀는 캐릭터의 에너지가 있는데, 이게 제가 이야기를 하며 만든 부분이라, 2편에 있어서도 감독님이 의견을 많이 물어보셨던 것 같다. 왜냐하면 서도철이 베테랑의 중심이기 때문에, 뿌리를 정확히 박지 않으면 전체가 흔들린다. 또 하나는, 서도철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빌런이 돋보이지 않는다. 빌런이 돋보이려면 서도철이 중심에 잘 서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1편을 찍을 때도 속편을 찍고 싶었던 마음은 당연히 있었다. 그때도 '리썰 웨폰'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것도 4편을 보면 같이 작업했던 팀들이 나와서 맨 마지막에 단체 사진을 찍는 게 나온다. 1편에서 나왔던 그 배우들과 스태프, 감독들과 나이 먹어서 찍는 모습이 너무 근사했다. 나도 저렇게 되면 좋겠다, 싶더라"라며 "배우가 영화로 시리즈물을 갖는다 라는 것은, 정말 필모에서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전작이 잘 되어야지만 그다음을 찍을 수 있는 거니까. 그래서 저한테는 진짜 영광이다. 어릴 때 에일리언, 다이하드 시리즈를 보며 자랐던 사람으로서 그때도 시리즈물을 나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게 첫 시작인데 정말 영광이고 행복함 뿐"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베테랑' 외에도 출연을 원하는 시리즈 물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수리남'에 나오는, 죽어야 될 나쁜 캐릭터 말고"라고 웃으며 "저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나오는 '황정학'이 생각난다. 그 친구로만 해서 스핀오프로 나와서 맹인 검객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싶다. 원래는 침술을 했던 사람인데, 되게 매력있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재미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작품 밖 황정민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각종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등을 소화하기도 했던 황정민은 "오히려 그런 인물들은 제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고, 가공으로 만든 인물이고, 상상한 인물이다. 그럼 저는 그 인물이 이럴것 같게 연기하는 거다. 그렇게 연기하는 것도 어렵고 재미있는데, 특히나 서도철같은 연기가 제일 어렵다"라며 "무언가 선을 오바해서 넘으면 안되고, 아니면 좀 밋밋하고. 외줄타기하는 느낌이 제일 어렵다. 왜냐하면 서도철이 대놓고 '나는 정의로운 사람이야', 라고 울부짖는 인물이 아니지 않나. 관객이 스스로 보면서 ‘저 인물을 정의롭다’라고 느끼는게 중요한거다. 그렇게 연기하는게 저한테는 오히려 더 어렵다. 접근하는 것도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다만 "전 작품의 캐릭터가 다음 작품에 영향을 전혀 주지는 않는다. 저는 작품이 끝나면 진짜 ‘누구세요?’ 처럼 잊어버린다. 아마 촬영하는 내내 그 생각만해서 그런지, 지긋지긋하다는 느낌이랄까. '촬영 끝났습니다', 하면 머리가 하얘진다. 그래서 제가 제일 힘들어하는게 후시 녹음이다. ‘내가 어떻게 저렇게 대사를 했지?’ 싶다. 목소리 톤과 색깔이 너무 달라서 못한 적도 있었다. 너무 힘들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황정민은 끊임없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제가 열심히 해야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그게 제 직업인거다. 또 하나는, 저는 광대다. 아이스크림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고 하는데, 늘 열심히 작품을 해서 관객분들께 선보이고, 제 작품을 골라먹을 수 있는 것을 주는것이 제 몫이다. 제가 잘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으니 열심히하는 것"이라며 "다행스러운건, 제가 복 받은건데, 배우는 똑같은 일을 하는게 아니다. 만약 제가 베테랑이라는 작품을 10~20년을 계속 했더라면 매너리즘에 빠졌을 거다. 그런데 매작품이 다르고, 사람도 다르다 보니, 늘 저는 새롭다. 늘 처음하는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는다. 늘 새롭고, 신기하고, 재미있다"라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정민은 '베테랑2'를 향한 흥행 기대치에 대해 "어쨌든 우리가 어떤 상품(작품)을 만들어서 관객분들께 ‘이런 선물이 있습니다. 보실래요?’하는 건데, 많은 분이 작품을 봐주시면 너무나 좋은 거다. 다만 무엇보다 1편은 1편이었고, 2편은 또 2편으로서의 분명한 특징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 1편 2편 나누지 않고 ‘베테랑’으로 나갔더라면 분명히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장점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러니 관객분들이 이 좋은 장점들을 알 거라고 믿는 것이고, 그 에너지가 아마 관객분들께 입소문으로 퍼져서 잘 될 거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천만'에 대한 기대치에 대해서는 한숨을 내쉬며 "그게 정말 너무너무 어려운 숫자인 걸 잘 아시지 않나. 정말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원하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라며 "일단 저는 손익분기점만 넘어라, 생각 중이다. 손익분기점이 넘으면, (천만에 대한 기대를) 그때 다시 따로 말씀드리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베테랑' 3편에 관해 묻자,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된 건 아직은 없다. 아시겠지만, 일단 지금이 잘 돼야, 그래야 무언가 할 수 있는 건데"라고 웃으며 "일단 2편이 잘 되면, 그리고 3편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 바로 이야기해 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테랑2’는 오는 9월 13일(금)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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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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