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삐끗하면 벼랑 끝...홍명보호, '훈련장 면담' 이강인·황인범 발끝에 운명 달렸다[오!쎈 무스카트]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9.10 17: 01

이번에도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다. '에이스'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과 '아빠' 황인범(28, 페예노르트)의 활약이 절실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이제 겨우 두 번째 경기지만, 무게감이 남다르다. 혹여라도 패배하면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내몰리게 된다. 홍명보 감독도 "원정이고 어려운 점이 많은 경기다. 하지만 승리 외에는 다른 게 없다. 모든 초점을 승리에만 맞추도록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8일(현지시간)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그라운드 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4.09.08 / rumi@osen.co.kr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8일(현지시간)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축구대표팀 황인범이 그라운드 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4.09.08 / rumi@osen.co.kr

한국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상대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이었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후반 막판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오는 불운도 겹쳤다.
그러나 이젠 불운도 이겨내야 한다. 또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홍명보호의 앞날뿐만 아니라 3차 예선 통과를 위해서라도 승점 3점이 꼭 필요하다. 험난한 중동 원정이 많이 남은 만큼 초반에 승점을 벌어둬야만 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7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 공항에 도착했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11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오만 한인회의 축하를 받으며 공항을 나서고 있다. 2024.09.07 / rumi@osen.co.kr
물론 전력만 보면 한국이 한 수 위다. A대표팀은 오만과 역대 전적에서도 4승 1패로 앞서고 있다. 
다만 '오만 쇼크'를 잊어선 안 된다. 한국은 마지막 오만 원정이었던 2003년 10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후반에만 3실점하며 1-3으로 역전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대표팀을 지휘했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얼마 못 가 경질됐다.
오만 쇼크 대신 12년 전 좋은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홍명보 감독이다. 지난 2012년 2월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오만을 3-0으로 제압했다. 현재 대표팀 최고참 라인인 김영권과 정우영도 현장에 있었다.
그 덕분에 한국은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고, 이는 추후 동메달로 이어졌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승리 후 선수들의 헹가래까지 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홍명보 감독도 이를 잊지 않고 있다.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진행한 그는 "아무래도 오만이란 곳은 낯설다. 하지만 이렇게 예전에 좋은 기운이 있는 곳으로 오니 나쁘진 않다"라며 빙그레 웃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7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 씨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훈련 전 한국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9.07 / rumi@osen.co.kr
오만전 키 포인트는 홍명보 감독이 주문한 공격적인 패스와 움직임이다. 그는 "선수들이 공을 소유하는 가장 큰 목적이 뭔지 알면 좋겠다. 우리가 얼마큼 원하는 형태의 경기를 하느냐, 얼마나 의도대로 만들어 가느냐다.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기만 해서는 밀집 수비를 깨기 힘들다. 빠른 반대 전환 없이는 뚫기 어렵다"라고 짚었다.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과감함이 필요하다는 것. 대표팀은 훈련장에서도 주앙 아로소 수석 코치의 지휘 아래 약속된 움직임에 맞춰 공격을 전개하는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아로소 수석코치는 "항상 상대를 벗어나서 공을 받아라", "정확하고 빠르고 강하게!"라고 외치며 공격적인 포지셔닝을 강조했다.
오만전부터는 홍명보 감독의 색깔도 조금씩 묻어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팔레스타인전) 후반에 변화를 준 게 어느 정도 잘 이어졌다"라며 "팔레스타인전은 시간이 부족했다. 후반에 좋아진 부분을 유지하면서 준비하겠다"라고 귀띔했다. 그리고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확실히 지난 홈 경기 때보다는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8일(현지시간)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그라운드 위에서 홍명보 감독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4.09.08 / rumi@osen.co.kr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7일(현지시간)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한국 이강인이 휴식을 취하며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4.09.07 / rumi@osen.co.kr
최고의 기술을 지닌 이강인과 중원에서 공수 조율을 담당할 황인범의 발끝이 중요할 전망이다. 유럽에서도 탑클래스인 이강인의 탈압박 능력과 왼발 킥을 활용한 플레이메이킹은 대표팀의 가장 큰 무기다. 답답할 때도 왼발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이강인의 활약은 팔레스타인전에서도 돋보였다. 당시 그는 유효 슈팅 3회, 기회 창출 5회, 드리블 성공 4회 등을 기록하며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아쉽게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하나 놓친 장면을 제외하고는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시 한번 이강인의 왼발이 불을 뿜어야 한다. 한국을 철저히 조사했다는 야로슬라프 실하비 오만 감독은 "다 같이 박스 안의 모든 선수를 맨투맨으로 마크할 생각이다. 조직적으로 준비하겠다"라며 '원 팀'으로서 한국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오만이 수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이강인의 파괴력이 꼭 필요하다.
이강인 역시 홍명보 감독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명보 감독은 훈련 첫날부터 이강인 옆에 서서 단둘이 대화를 나눴고, 이후로도 이강인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주고받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8일(현지시간)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축구대표팀 황인범이 훈련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9.08 / rumi@osen.co.kr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 8일(현지시간)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황인범과 훈련 전 면담을 하고 있다. 2024.09.08 / rumi@osen.co.kr
황인범의 존재감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올여름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로 이적한 그는 대표팀에서도 핵심 미드필더다.
황인범은 왕성한 활동량과 영리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 사이로 찔러넣는 전진 패스 능력까지 갖췄다. 그가 3선과 2선을 오가며 대표팀의 '조타수' 역할을 잘 해준다면 공격에도 활기가 돌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훈련장에서 황인범을 따로 불러 옆에 앉힌 뒤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며 오만전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황인범은 팔레스타인전에선 하프 스페이스 활용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훈련과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겠다며 "팀이 원하는 역할과 시스템이 확실하다면 어떤 포지션에서든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다 자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가장의 책임감까지 갖게 된 황인범이다. 아내가 팔레스타인전 직후 딸을 출산한 것. 만약 황인범이 오만전에서 한국의 첫 골을 넣는다면 홍명보호 1호 골이자 아이를 위한 축포를 쏘게 된다. 그는 "아내와 딸을 위해 축구선수로서 역할을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 득점을 하게 된다면 (배에 공을 넣는) 흔한 세레머니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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