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에 다가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개인 통산 3번째 MVP 수상도 유력해지고 있다. 호타준족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31·뉴욕 메츠)가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지 언론에서 억지로 부추긴 경쟁 구도일 뿐, 현실적으로 오타니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 ‘뉴욕포스트’ 저명 기자 존 헤이먼도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NL) MVP 경쟁을 다루면서 오타니의 수상을 확신했다. 헤이먼 기자는 ‘오타니가 NL MVP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50-50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오타니는 이미 최초의 45-45도 해냈다. 그는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하고 있고, 풀타임 지명타자로 MVP가 된다면 이 역시 최초의 기록이 될 것이다. 대단하고, 역사적인 일이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10일까지 올 시즌 141경기 타율 2할9푼2리(561타수 164안타) 46홈런 101타점 115득점 47도루 출루율 .376 장타율 .617 OPS .993을 기록 중이다.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OPS NL 1위로 타격이 압도적이다. 수비 기여도가 없는 지명타자의 한계를 딛고 MVP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대항마로 꼽히는 린도어는 올 시즌 144경기 타율 2할6푼9리(588타수 158안타) 30홈런 84타점 100득점 27도루 출루율 .339 장타율 .490 OPS .829로 훌륭한 타격 성적을 내고 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이란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유격수 OAA(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도 +17로 양대리그 전체 2위에 빛난다.
헤이먼 기자는 ‘린도어는 홈런을 치고, 도루도 하고, 수비도 잘하며, 보기 드문 리더십을 발휘한다. 5할 승률에서 -11에 있던 메츠를 와일드카드로 이끌면서 팀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홈구장 시티필드에서 MVP 구호가 울려퍼졌다’며 ‘모든 것을 고려하면 MVP 경쟁은 접전이 예상된다. 적어도 그래야 한다’고 린도어의 공수주 활약과 리더십을 조명했다.
이어 ‘오타니는 1년간 투수를 잠시 쉬고 있지만 보기 드문 다재다능한 지명타자로 변신했다. 엄청난 파워에 상당한 도루를 추가하면서 MVP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린도어의 계약 총액 3억4100만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7억 달러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라며 스타성에서도 오타니가 린도어보다 유리한 만큼 MVP가 유력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헤이먼 기자는 동부지역에 속한 메츠 선수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메츠가 창단된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0명), 다저스(6명),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상 7명), 시애틀 매리너스(2명),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명) 등 모두 33명의 MVP를 배출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반면 메츠는 1962년 창단 후 아직 1명의 MVP도 배출하지 못했다.
2006년 중견수 카를로스 벨트란, 2007년 3루수 데이비드 라이트가 MVP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나란히 4위에 그쳤다. 사이영상을 3번 받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투수 톰 시버가 1969년, 1971년 두 차례 MVP 2위를 받은 게 최고 순위였다. 창단 첫 MVP 배출에 목말라 있다 보니 뉴욕 언론을 중심으로 린도어를 오타니의 대항마로 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