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하위권 전력이라는 예상을 깨고 단독 2위를 질주 중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10일 현재 팀 홈런(163개) 1위로 ‘원조 홈런 군단’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 중이다. 주장 구자욱(26개)을 비롯해 김영웅(25개), 이성규(21개), 박병호(20개) 등 4명의 타자가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홈런 쿼텟과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작은 거인’ 김지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김지찬은 10일 현재 타율 3할1푼2리(429타수 134안타) 3홈런 31타점 93득점 40도루 OPS .785로 2020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한 김지찬은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40도루를 달성했다. 삼성의 40도루 리드오프는 2017년 박해민이 마지막이었다.
“우리는 김지찬이 타석에 들어서면 기대감이 생기는데 상대 팀 입장에서는 짜증나지 않을까”.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 효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김지찬이 안타를 때리면 2루까지 가는 건 기본이다. 누상에 있으면 상대 수비진도 신경 쓸 게 아주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또 “김지찬이 누상에 나가면 상대 내야진을 긴장하게 만든다. 아무래도 상대 수비진이 (김지찬의 도루를 막기 위해) 눈으로 자꾸 주자를 체크하다 보면 움직임이 한 박자 늦을 수 있다. 타자와 상대할 때 변화구보다 직구 비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2루수로 뛰었던 김지찬은 올 시즌 외야수로 변신했다. 다재다능한 김지찬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마치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펄펄 날았다. 스포츠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엔딩을 수놓을 만한 명품 수비도 종종 선보인다. 전향 첫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에 박진만 감독은 “그만큼 야구 센스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김지찬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반시즌 만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은데 야구 센스가 아주 뛰어나다”고 찬사를 보냈다.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중견수 겸 리드오프로서 자리매김한 김지찬은 “수비에서는 안정감 있는 모습, 타석에서는 3할 이상치면서 언제나 더러운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매년 발전하고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