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에 각각 3개, 2개만 남겨두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16경기 연속 무홈런 침묵에 빠진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저지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4타수 1안타를 쳤지만 홈런은 없었다. 지난달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7회 터뜨린 시즌 51호 솔로포가 마지막 홈런으로 최근 16경기에서 홈런이 없다. 2017년 15경기 연속 무홈런을 넘어 개인 최다 연속 무홈런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저지의 홈런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사이 오타니는 최근 16경기에서 홈런 6개를 추가해 47개로 늘렸다. 오타니는 내셔널리그(NL), 저지는 아메리칸리그(AL)로 서로 리그가 달라 홈런이나 MVP를 두고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대단한 활약을 하다 보니 두 선수에 대한 비교가 끊이지 않는다.
13일 미국 ‘폭스스포츠’ MLB 코너에서도 두 선수 중 누가 더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뤘다. 1992년 NL 신인왕 출신 1루수 에릭 캐로스, 2003년 NL 신인왕에 올스타 2회 경력의 투수 돈트렐 윌리스가 각각 오타니와 저지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맞섰다.
윌리스는 “난 오타니를 좋아하지만 저지는 60홈런 14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다. 타율(.319)을 봐도 그는 장타만 치는 선수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시즌 내내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에 지난 몇 주 동안 부진이 충격적이다”며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겪다 이런 활약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그러자 캐로스는 “2년 전에도 저지가 비슷한 활약을 하는 걸 봤다. 오타니의 50-50 달성은 이제 시간 문제다. 그는 영향력 있는 방식으로 기록을 내고 있다. 50-50이 의미 없는 숫자가 아니다. 그는 다저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MVP 선두 주자였던 무키 베츠가 손이 부러져 빠졌을 때 리드오프 자리로 가서 도루도 하고, 임팩트 있는 홈런으로 팀을 이끌었다.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고 오타니를 지지했다.
베츠는 지난 6월1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사구로 인한 손목 골절로 두 달을 이탈했지만 오타니가 2번에서 1번으로 타순을 옮기며 그의 빈자리를 메웠다. 다저스 팀으로 볼 때도 큰 활약이었고, 오타니도 1번 타순에서 더욱 적극적인 주루를 했다. 1번 타순으로 간 뒤 33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50-50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베츠가 지난달 중순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도 다저스 1번 타자는 계속 오타니. 베츠가 2번으로 들어서고 있다.
두 선수 중 누가 더 포스트시즌에 활약할지에 대해선 윌리스도 오타니의 손을 들어줬다. 윌리스는 “오타니는 편안해 보인다. (10년 7억 달러) 큰 계약을 체결했고, 세상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엄청난 압박감을 극복한 오타니가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