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가족X멜로’가 벼락부자 지진희의 비밀부터, 지진희-손나은 vs. 정웅인-최민호, 예비 사돈(?)의 대환장 4자 대면까지 추석 연휴의 시작을 다채로운 재미로 꽉 채웠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연출 김다예, 극본 김영윤) 11회에서는 베일에 꽁꽁 싸였던 변무진(지진희)의 과거가 마침내 밝혀지며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그는 모두가 의심한 것처럼 방화범도, 사기꾼도 아닌 사기범을 잡아 피해자들에게 돈을 되돌려준 영웅이었다.
‘무진기행’의 시작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무진은 떡볶이 가게 월세를 배로 올린 건물주 때문에 곤경에 빠진 아내 금애연(김지수)을 위해 시행사 왕제문(배명진)을 통해 새로운 자리를 분양 받으려고 했다. 계약 전 애연의 허락을 구하려고 했지만, 제문은 고생하는 아내에게 ‘서프라이즈’를 하라고 무진을 구슬렸다. 악마의 속삭임에 혹해서 대출까지 받아 덜컥 계약한 무진은 결국 ‘분양 사기’라는 엔딩을 맞았다. 순식간에 이자는 원금의 두배로 불어나 집과 애연의 가게까지 날렸다.
이 일로 애연과 이혼하고 쫓겨난 무진은 사기꾼 제문을 찾는데 인생을 걸었다. “그 놈 때문에 박살 난 집안들, 나 때문에 박살 난 우리 집, 애연이 가게. 어떻게든 그 놈 찾아 꼭 되돌려주고 싶었다”는 절박한 심경이었다. 그의 흔적을 뒤쫓다 태국까지 갔고, 그곳에서 모델 버금가는 매혹적 워킹으로 하이힐을 팔며 제문이 나타날 때까지 버티고 또 버텼다. 그리고 인고의 시간 끝에 마침내 제문이 트렌스젠더 바를 인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무진은 하이힐을 팔며 친분을 쌓은 트렌스젠더들의 도움으로 제문이 사장으로 있는 바에 잠입, 그의 돈가방을 찾아냈다. 또한, 무대 위에서 공연 중이던 트렌스젠더들의 화려한 호위를 받으며 가드를 쓰러트리더니, 왕년의 4번 타자 실력으로 제문의 머리에 하이힐도 명중시켰다. 이 사기꾼을 벌 줄 사람도 데려왔다. 그가 돈 많은 서회장(서이숙) 딸의 40억을 훔쳐 날랐던 것. 제문을 혼쭐내는 게 목적이었던 서회장은 “아직 나보다 기회가 더 많은 후배 부모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돌아가서 부모 노릇 제대로 해요”라며 그 돈을 무진에게 줬다. 그 호탕함에 반한 무진은 서회장의 잉어 문신을 자신의 팔에도 새기고 한국으로 금의환향했다. 그리고 당시 사기를 당한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돈을 돌려줬다.
무진 미스터리가 드러나며 속시원한 사이다를 터뜨리는 동안, 변미래(손나은)와 남태평(최민호)의 사내 비밀 연애가 탄로나면서 JPLUS는 발칵 뒤집혔다. 지하 주차장에서 두 사람의 다정한 분위기를 목격한 타 부서 직원이 “태평이 사장 남치열(정웅인)의 아들인 걸 알고 미래가 일부러 접근했다”는 악의적인 내용의 글을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린 것. 사내 품평회에서 똑 부러지는 피칭으로 “냉동팀 매출 견인차는 변주임”이라는 치열의 칭찬을 받은 그녀의 에이스다운 능력도 “벌써부터 며느리라고 챙겨주냐”는 말들로 평가절하됐다.
이 소식이 결국 무진과 애연, 그리고 치열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치열은 미래를 찾아가 “내가 내 생각만하고 멀리 보질 못했다. 다 내 불찰이다”라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는 “난 변주임을 장차 우리 집안 식구로 들일 생각까지 하고 있다”라는 미래 계획까지 터뜨렸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폭탄 발언에 미래와 태평도 너무 놀라 동공이 한껏 확장됐다.
그때, 잔뜩 화가 난 무진이 이들 앞에 나타났다. 미래가 말도 안 되는 소문에 휘말려 마음 고생하는 게 속상해 “태권도 너, 우리 미래랑 사귈 자격 없어”라고 태평을 심히 나무랐다. 제 자식한테 뭐라하는 무진을 보고 있자니, 치열도 점점 열이 올랐다. 그렇게 “우리 미래가 한참 아깝다”는 무진과 “우리 태평이 뭐가 어때서”라는 치열의 자식 칭찬 배틀이 시작됐고, 서로 제 자식을 못 준다며 멱살잡이에까지 이르렀다. 자식 사랑이 열렬한 두 팔불출 아빠들의 싸움에 미래와 태평은 결국 “그만 손 떼고 입 다물어요”라고 소리치며 살벌하게 으름장을 놨다.
또 한 번의 ‘대환장 엔딩’에 서로에게 험한 인상을 남긴 예비 사돈(?)의 싸움 속에서 미래와 태평의 연애는 어떤 엔딩으로 귀결될지, 또한 복잡한 가정사 때문에 각자의 아빠와 갈등을 빚었던 이들 부녀, 부자는 서로를 이해하고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 마지막 이야기에 기대감이 차올랐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가족X멜로’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