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도 배우는 과정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21)는 이제 완연한 국가대표 레벨 외야수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예비 명단 60인에 포함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서 맹활약 하면서 국제무대 체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는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라면 올해는 스텝업의 시즌이다. 올 시즌 129경기 출장해 타율 2할9푼4리(497타수 146안타) 13홈런 76타점 91득점 OPS .826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토종 우타 외야수 가운데는 NC 권희동(.872)에 이어 OPS 2위다. 또한 중장거리 타자로서 노선을 확실히 잡아가면서 34개의 2루타로 전체 5위에 올라 있다. 우타 외야수들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지난 14일 사직 한화전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윤동희는 1회 한화 선발 이상규를 상대로 2볼 2스트라이크에서 137km 몸쪽 높은 코스의 커터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3호포. 개인 첫 번째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이후 7회에는 적시 3루타를 뽑아내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2-9 승리를 이끌었다.
힘들다. 사실상의 풀타임 첫 시즌. 스스로 “시즌 시작하고 5kg 정도 빠졌다. 시즌 시작할 때는 90kg였는데, 지금은 85kg다. 풍선처럼 붕 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좀 빠진 날짜도 있어서 풀타임이라 하기는 그렇다. 올해가 진짜 풀타임 시즌이다”라며 “체력적인 게 정말 중요하고 또 잘 먹고 잘 쉬어야 하는 게 중요한데 날이 더우니까 잘 안되더라. 지금 체력적인 부침을 겪지만 또 이겨내야 한다. 이것 역시 경험이다. 지금을 잘 이겨내야 내년에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난 아직도 배우는 과정”이라면서 메모하는 습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금 어떻에 해야할지 메모를 해놓는다. 핸드폰에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해놓는 편이다. 세줄씩 짧게 메모를 하다가 시즌 끝날 때 되면 많아진다. 느낄 때마다 적고 또 (전)준우 선배님이 뭘 알려주셨을 때 적는다. 안 좋았을 때 선배님이 알려주신 대로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메모를 해놓는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일 때 분명히 놓치는 게 있을 것이니까 다시 메모를 꺼내본다”고 강조했다.
현재 윤동희의 큰 스윙을 두고 홈런 스윙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윤동희는 이를 두고 “경기를 치르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떨어지고 밸런스가 깨지는 상황이 나오면서 저도 모르게 스윙이 커지는 것 같다. 밸런스가 깨진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설 경우, 스윙이 크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스윙이 돌아서 나온다’, ‘반응이 늦다’는 방식으로 생각한다. 타이밍이 늦다 보면 어떻게든 공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스윙이 커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밸런스로 되찾기 위한 훈련도 많이 한다. 그런데 경기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다고도 생각한다. 다시 내 몸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또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한다. 버텨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이 끝나고 국제대회가 있지만, 지금은 현재에 집중한다. 롯데는 지난 14일 사직 한화전을 12-9로 승리하면서 7위로 올라섰다. 5강 확률이 여전히 남아있고 아직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현재에 집중하려고 한다. 나중의 일이지 않나”라면서 “지금은 아직 시즌이 남았다. 긴 말 없이 잘해야 할 것 같다. 확률이 조금이라도 남았으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이겨야 한다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또 준우 선배님이 정훈 선배님이 경기 전에 항상 좋은 마인드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그 말씀들을 듣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하고 더 잘 치고 많이 나가야 하는 만큼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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