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초로 50홈런-50도루 대기록 도전으로 연일 화제가 되는 오타니 쇼헤이(30)이지만 LA 다저스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14~15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연이틀 무안타로 침묵하며 홈런과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다. 완전히 높은 공에 헛스윙하다 삼진을 당할 만큼 기록을 의식하는 모습이 보인다. 47홈런 48도루로 2경기째 발이 묶였지만 여전히 다저스에는 14경기가 남아있다. 홈런 3개, 도루 2개만 추가하면 된다.
50-50에 가까워지면서 메이저리그 최대 이슈가 된 오타니의 도전이지만 지금 다저스 팀 상황이 기록에만 욕심을 낼 때가 아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주춤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87승61패 승률 .588)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84승65패 승률 .564)가 3.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여전히 다저스가 유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오는 25~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이 남아있다. 올해 상대 전적도 3승7패로 남은 3경기에 관계없이 다저스의 열세가 확정된 상황. 만약 동률이 되면 상대 전적에서 앞선 샌디에이고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즉, 두 팀의 실질적인 승차는 3.5경기가 아니라 2.5경기다.
최근 다저스의 경기력이라면 샌디에이고에 따라잡혀도 이상할 게 없다.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팔꿈치 염증으로 시즌 아웃된 가운데 클레이튼 커쇼(발가락), 개빈 스톤(어깨)도 부상자 명단에 있다. 어깨 부상으로 두 달 반을 쉰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돌아왔고, 트레이드 마감일에 데려온 잭 플래허티가 있지만 워커 뷸러, 바비 밀러의 부진으로 선발진에 물음표가 가득하다.
15일 애틀랜타전에선 플래허티마저 3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1-10 완패를 당했다. 7~8회 야수 미겔 로하스와 키케 에르난데스가 연이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질 정도로 일발적인 패배였다. 1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우중간 가르는 2루타를 쳤지만 무리하게 3루를 노리다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는 등 잔실수도 나오고 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에르난데스의 주루에 대해 “그걸로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평소답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7일을 돌아보면 우리는 이기든 지든 좋은 야구를 하지 못했다. 깨끗한 야구를 하지 못했다. 수비도 좋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투는 팀들과 경기할 때는 더 좋은 야구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기대하는 야구팀이 되기 위해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다저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해도 포스트시즌에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글래스노우의 시즌 아웃이 결정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지역지 ‘LA타임스’는 15일 ‘글래스노우의 부상으로 다저스의 연례 붕괴가 일찍 시작됐다’는 제목하에 ‘다저스는 보통 10월까지 기다렸다가 무너진다. 첫 포스트시즌 상대가 나타날 때 한껏 부풀린 기대를 무너뜨리곤 한다. 올해는 일찍 무너졌는데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첫 상대는 바로 자신들이다. 부상 경력이 있는 에이스가 또 다쳤고, 팀도 그와 함께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야마모토는 플래허티에 이어 2선발이지만 지난 3개월 동안 4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던져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를 믿을 수 있을까? 뷸러가 3선발이 될 수 있지만 1승5패 평균자책점 5.95를 기록 중이다. 커쇼가 4선발이 될 수 있지만 그는 심각한 발가락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밀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악의 투수 중 한 명이다. 랜던 낵은 선발 경험이 10경기에 불과하다’며 선발진을 최대 약점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