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이 데뷔 첫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5-7로 뒤진 7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3회 안타, 6회 2루타를 때려내는 등 상승세를 탄 구자욱은 SSG 필승조 문승원의 초구 직구(142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비거리는 130m.
이로써 구자욱은 KBO리그 역대 91번째이자 개인 통산 첫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삼성 선수 가운데 2018년 다린 러프(33홈런-125타점) 이후 6년 만에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다. 국내 선수로 범위를 좁히면 2016년 최형우(현 KIA・31홈런-144타점) 이후 8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다. 15일 현재 타율 3할3푼6리(476타수 160안타) 30홈런 109타점 88득점 12도루 OPS 1.016을 기록 중이다. 그래서일까. 구자욱이 2022년 2월 삼성과 5년간 연봉 90억 원, 인센티브 30억 원 등 최대 총액 120억 원의 조건에 장기 계약한 걸 두고 ‘역대급 혜자 계약’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만큼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는 의미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구자욱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사실 주장이 된 뒤로 개인 기록을 거의 안 찾아본다. 홈런을 많이 치면 칠수록 홈런에 대한 집착도 생긴다. 사실 내가 지금 몇 타점을 올렸고, 홈런을 얼마나 쳤는지 잘 모른다. 찾아봐야 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부분이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 거 같다”고 했다.
또 “성적에 대한 집착이 없다 보니 편하게 임한다. 사실 100타점을 못 해도 되고 30홈런을 못 쳐도 아무 상관이 없다. 그저 삼성이 더 높은 곳에서 가을 야구를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삼성이 선두 KIA 타이거즈에 이어 단독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구자욱의 활약 덕분이다. 뛰어난 성적은 물론 주장으로서 선수단 분위기를 잘 이끈다는 호평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사실 제 성격이 MBTI ‘I’다. 야구장 안에서 연기를 되게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조금 있는데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또 제가 맡아야 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 “덕아웃에서 분위기를 올리려면 제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또 그런 모습을 팬들이 좋아해주신다.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역대 3번째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도루 고지에 오르며 사실상 정규 시즌 MVP를 예약한 김도영(KIA 내야수)만 아니면 MVP 유력 후보로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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