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로맨스 눈빛을 장착했다가, 은은한 광기로 변신하기까지 요즘 누구보다 바쁜 정해인이다.
배우 정해인이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짝사랑을 간직해온 순정남부터 광기 어린 소시오패스까지 극과 극의 변신이다. 안방극장에선 물오른 로맨스로 설렘을 선사하고 극장에선 섬뜩한 눈빛으로 소름을 유발하고 있다.
#'엄친아' 그 자체
정해인은 요즘 주말마다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극본 신하은, 연출 유제원)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로맨틱 코미디로 달달한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엄친아’는 외모, 성격, 머리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여러 가지 완벽한 조건을 갖춘 완벽남을 이르는 신조어였다. 그리고 정해인은 그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이미지를 갖은 배우로 불리기도 했던 만큼 잘 어울리는 역할이었다.
극 중 정해인이 연기 중인 최승효는 현재 대한민국 건축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건축가로,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캐릭터다. 그야말로 정해인과 딱 맞는 역할이었다. 최승효는 엄마 친구의 딸이자 오랜 동네 친구인 배석류(정소민 분)와 재회 후 짝사랑했던 마음을 다시 깨닫는다.
정해인은 최승효를 통해서 특기인 로맨스, 멜로 연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에서 보여줬던 연상녀와의 멜로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동갑 로맨스를 그려냈다. 남녀주인공이 오랜 친구 설정인 만큼 티격태격하면서도, 짝사랑의 설렘과 떨림을 세심하게 표현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정해인은 적당히 달달하고 설렘 있는 연기로 전공 분야를 잘 살려내고 있다.
#반전미 넘친 소시오패스
‘엄마친구아들’로 설렘 가득한 주말을 선사했다면, 지난 13일 개봉된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를 통해서는 새 얼굴을 갈아끼운 정해인이다.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로, 정해인은 새 멤버로 합류해 전작에서의 빌런 조태오(유아인 분)을 넘보는 악역을 완성했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을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박선우 역을 맡아서 섬뜩한 연기를 보여준 정해인은 그동안 맡아왔던 캐릭터와는 다른 인물을 연기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정해인은 ‘베테랑2’를 통해 ‘맑눈광’이란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박선우는 나르시스트, 소시오패스 성향과 관종기까지 있는 인물인 만큼, 정해인의 변신은 놀라웠다. 달달함만 가득할 것 같았던 멜로남에서 광기 가득한 눈빛에 불편함이 묻어나는 분위기를 입고 무자비하게 변신했다. ‘베테랑2’가 개봉 6일 만에 누적관객 40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정해인의 변신도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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