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키움 팬의 열정으로 프로야구 삼성 구단이 KBO 역대 최초 팀 통산 5300호 홈런볼을 획득할 수 있었다.
삼성은 지난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8-6으로 승리했다.
5-5 동점인 9회 2사 2루에서 구자욱이 자동 고의4구로 걸어나갔다. KT는 최근 타격감이 폭발적인 구자욱 대신 외국인 타자 디아즈와 승부를 선택했는데, 디아즈가 손동현 상대로 한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디아즈의 홈런으로 삼성은 KBO리그 역대 최초로 팀 통산 5300홈런을 달성했다. 삼성 구단은 경기 후 이 홈런볼을 우연찮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디아즈의 홈런 타구는 외야 중계 카메라 단상과 중앙 펜스 사이에 떨어졌다. 관중석이 아닌 공간에 떨어져 홈런볼을 잡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를 본 고등학교 3학년 한지호 군이 발견해 경기 종료 후에 막대기로 직접 꺼냈다고 한다.
한 군은 경기장 밖으로 나왔는데 우연히 삼성 홍보팀 직원이 퇴근하는 모습을 보고 5300호 홈런볼을 전달해줬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그 팬이 본인이 가지고 있어도 나 자신만 알고 있는 공이라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구단에 전달한다고 했다”고 사연을 설명했다.
이날 KT위즈파크를 찾은 한 군은 삼성도, KT도 아닌 키움 팬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 군은 이날 3회 구자욱의 홈런볼을 글러브로 직접 캐치했다고 한다.
삼성 구단은 통산 5300호 홈런볼을 전달해 준 한 군에게 “감사의 의미로 김영웅의 유니폼과 주요 선수 사인볼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훈훈한 사연이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