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시즌 내내 약한 모습을 보였던 천적 KT 위즈 고영표(33)를 극복하고 5연승을 내달렸다.
SSG는 지난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1로 승리하며 5연승을 질주했다. 67승 2무 68패 승률 .496을 기록한 SSG는 아직 리그 6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지만 이날 5위 KT(69승 2무 69패 승률 .500)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KT와 0.5게임차까지 따라붙는데 성공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기를 앞두고 SSG는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천적 고영표가 KT 선발투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올 시즌 17경기(95이닝) 5승 8패 평균자책점 5.12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SSG만 만나면 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SSG를 상대로 3경기(20이닝) 3승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통산 상대전적도 30경기(138⅓이닝) 13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3.38로 좋았고 2021년부터를 기준으로 하면 14경기(95이닝) 10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더 강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SSG 타자들은 고영표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3회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0-1로 KT에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4회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6회에는 한유섬이 역전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고영표는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7회 김민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SSG 타자들은 고영표를 만족스럽게 공략하지는 못했다. 고영표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SSG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7이닝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고영표를 능가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타자들도 고영표를 상대로 최소한의 점수는 뽑아냈고 엘리아스의 호투에 응답해 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을 공략하는데 성공하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박영현을 상대로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3안타 2타점 활약을 펼친 박성한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영표는) 워낙 잘 던지는 투수고 또 우리팀을 상대로 너무 잘 던졌다. 솔직히 다들 못치지 않나. 그래서 안타 하나만 치자고 생각했는데 첫 타석부터 안타가 나와서 더 편하게 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비록 많은 점수를 내지는 못했지만 엘리아스가 잘 던져줬고 그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오늘 좋은 승리를 거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KT와의 2경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선수들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안타를 치고 싶었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다들 똑같은 마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가을비 이후 무더위가 사라진 이날 경기는 흡사 포스트시즌과 같은 분위기가 가득했다. “오늘은 날씨도 그렇고 팬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것도 그렇고 살짝 가을 냄새가 났는데 계속 맡아야 한다”라며 웃은 박성한은 “물론 전승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가을야구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고영표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한 엘리아스는 “가을야구를 가기 위해 정말 중요한 경기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KT에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초반부터 모든 걸 쏟아냈고 집중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7회 마다 위기 상황이 많아서 아쉬웠었는데 마운드에 코치님이 올라와서 안정을 시켜주셨다. 그래서 위기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