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2차전 선발, 왜 집에서 1차전 보다가 헤드샷 퇴장에 충격 받았을까…“2차전 내가 안 던지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4.09.22 09: 41

프로야구 LG 좌완 손주영이 '잠실 라이벌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손주영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사구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LG는 손주영에 이어 에르난데스가 2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2-0으로 승리했다.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뛰고 있는 손주영의 인생 경기로 손색이 없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 기록(7이닝)과 함께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9개)을 세웠다. 7월 31일 삼성전에서 7탈삼진이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열렸다.LG는 손주영, 두산은 김민규를 선발로 내세웠다.6회초 수비를 마친 LG 손주영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동료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9.21 / jpnews@osen.co.kr

손주영은 7월 31일 삼성전에서 8승째를 기록한 이후 두 달 가까이 7차례 등판했으나 승리가 없었다. 이날 승리로 9승째, 규정 이닝을 채우면서 평균자책점은 3.82로 낮췄다. 평균자책점 리그 8위, 국내 투수로는 삼성 원태인(ERA 3.75)에 이어 2위다. 한화 류현진(ERA 3.87)보다 낮다. 
손주영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51km를 찍었다. 직구 50개, 커브 29개, 슬라이더 12개, 포크볼 7개를 구사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홈런 3방 포함 14안타를 폭발시킨 두산 타선을 산발 4안타로 봉쇄했다.
4회 2사 후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막아냈고, 5회 선두타자 제러드를 출루시킨 후 1사 2루에서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6회 2사 후 양의지 삼진부터 7회 김재환-양석환-제러드까지 'KKKK' 4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장면이 압권이었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열렸다.LG는 손주영, 두산은 김민규를 선발로 내세웠다.3회초 무사 1루에서 LG 손주영이 두산 김재호를 3루 땅볼 병살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4.09.21 / jpnews@osen.co.kr
손주영은 더블헤더 1차전이 열릴 때 잠실구장에 없었다. 2차전 선발투수인 그는 집에서 쉬다가 1차전 경기 중반 즈음에 야구장으로 출근하면 됐다. 2차전 선발투수를 위한 배려였다. 
손주영은 “잠깐 낮잠 자려고, 한 30분만 자고 출발해야겠다 하고 누워있었다. (중계를 보는데 포수 박동원이) 허경민 선배한테 몸쪽으로 앉더라. 진짜 거짓말 안하고 저기서 볼 빠져서 머리 맞으면 어떻하지 하는 순간에 맞은 거다”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후 마음이 급해졌다. 손주영은 “투심 그립이더라.(퇴장) 큰일 났다며 그때부터 준비하면서 ‘에르난데스가 2차전 선발 나가나, 내가 안 던지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출근했는데, 에르난데스가 불펜 대기한다고 하더라”고 2차전 준비과정을 말했다. 
또 손주영은 “내가 초반에 흔들리면 바로 바뀌겠구나 생각했다. 나도 규정이닝에 간당간당해서 규정이닝을 하고 싶은데, 팀이 1차전 져서 분위기가 다운돼 있어 분위기 반전시키기 위해 3~4이닝 전력으로 던지고 내려오자 이런 마음이었다”며 “1회부터 전력으로 던지고, 에르난데스가 있으니까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며 4이닝까지만 딱 막고 내려올 생각이었다.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아 잘 던졌다”고 설명했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열렸다.LG는 손주영, 두산은 김민규를 선발로 내세웠다.8회초 마운드에 오른 LG 에르난데스가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치며 기뻐하고 있다. 2024.09.21 / jpnews@osen.co.kr
개인 최다 탈삼진(9개)을 잡은 것은 포수 박동원의 리드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손주영은 "오늘 동원이 형 사인을 100% 따랐다. 사인에 고개를 한 번 흔들었는데, 동원이 형이 잠시만 투구판에서 발을 빼라고 하시더라. 나는 변화구나 바깥쪽 직구를 던지고 싶었는데, 동원이 형이 몸쪽 직구 사인을 내시더라. 동원이 형이 발까지 빼라고 했으니까 뭔가 있겠지 하고 던졌는데, 삼진을 잡았다. 그거 던지면서 흐름이 좀 달라졌다"고 말했다. 
5회 무사 1루에서 박준영 상대 때였다. 박준영을 145km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으며, 2루 도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1사 2루 위기를 잘 막아냈다. 이후 6회 양의지와 10구째 힘든 승부에서도 마지막 박동원의 슬라이더(137km) 사인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손주영은 "승리 투수가 된게 몇 경기 만인지 모르겠다. 10승이나 정규 이닝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는데 지난 NC전 이후에 몸이 안 좋으면서 마음도 같이 더 힘들어졌다. 목표가 눈 앞에 보이면서 올초 즐겁게 야구하기로 했던 마음을 잃었던 것 같다. 그때 찬규형이 부산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마음을 많이 잡아줬다.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규정 이닝에 한 타자 남았는데, 채우고는 싶지만 감독님, 코치님들의 의견을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21일 현재 143⅔이닝을 던졌다. 9월 28일 삼성과 최종전에 등판 기회는 있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열렸다.LG는 손주영, 두산은 김민규를 선발로 내세웠다.5회초 수비를 마치고 LG 박동원, 손주영 배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09.21 /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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