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천재를 함께 보기가 이렇게 어려울까?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예보에도 없던 비였다. 전날까지 많은 비로 그라운드 사정이 여의치 않았지만 만원관중이 찾아와 어떡하든 경기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 개시 2시를 넘어 73분을 기다린 끝에 취소결정을 내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범호 감독은 의미있는 선발라인업을 내놓았다. 40홈런-40도루에 3홈런과 1도루를 남긴 김도영을 리드오프겸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이어 전날 올해 처음으로 1군 콜업을 받은 윤도현을 2번타자 3루수로 내세웠다. 전날에는 5번타자로 기용했으나 김도영과 함께 테이블세터진으로 배치했다.
이 감독은 "오늘 홈런 치면 할 것 같다. 기운이 있어서 찬스는 올 것이다. (남은 6경기에서) 5타석씩 들어가면 30타석이 넘는다. 10타석 가운데 하나이니 가능한 수치이다. 그동안 홈에서 못쳤기 때문에 홈에서 칠 것 같다"며 40홈런-40도루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윤도현을 2번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서도 "일부러 도영이 뒤에 도현이를 배치했다. 서로 자극를 받기 바란다. 도영이도 뒤에 친구가 있으면 힘이 날 것 같다. 도현이도 도영에게서 자극을 받으면 좋겠다. 서로 시너지가 발생해야 한다. 팀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선수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알려진대로 김도영과 윤도현은 2022 1차지명자와 2차 2라운드 지명자이다. 그만큼 구단이 두 선수에게 기대를 걸고 낙점했다. 김도영은 3년째를 맞아 KBO리그 최강의 타자로 발돋음했지만 윤도현은 신인시절부터 계속되는 부상으로 재활만 했다. 두 선수가 함께 1군 경기에 나선 적은 없었다. 윤도현의 1군 경력은 딱 1경기 1타석(삼진)이었다. 2023년 5월28일 광주 LG전이었는데 이때는 김도영이 발등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오키나와 실점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정교함과 파괴력을 갖춘데다 발도 빠르고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김도영과 함께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수"라는 극찬도 했다. 스프링캠프 MVP로 뽑고 개막 엔트리에 승선시키려고 했다.
윤도현이 옆구리 부상과 유구골 골절상으로 이탈하면서 이 감독의 계획은 무산됐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자 기다렸다는 듯이 윤도현을 불렀다. 남은 6경기에 모두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였다. 김도영에게서 자극을 받아 내년 시즌의 힘을 얻으라는 배려이다. 하늘은 이틀연속 첫 동반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23일 비가 없다. 광주 삼성전에서 꿈의 동반 첫 출전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