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세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겐 이제 6경기가 남아있다.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고, 시즌도 끝물이지만 60-60을 기대하는 전망까지 나온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마지막 3경기가 잡혀있기 때문이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가 60-60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제목하에 ’50-50은 이제 지나간 일로 보인다. 역사상 최초 50-50을 달성한 지 4일 만에 53홈런 55도루를 기록 중인 오타니가 60-60까지 할 수 있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타니가 깨기 전까지 다저스 역대 한 시즌 최다 49홈런(2001년) 기록을 보유했던 거포 출신 외야수 숀 그린도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그라면 60-60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LA타임스는 ‘오타니는 언제든 2루나 3루를 훔칠 수 있기 때문에 도루 5개를 더 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 듯하다. 그러나 마지막 6경기에서 7개 홈런을 치는 것은 내셔널리그(NL) MVP 수상이 유력한 오타니도 쉽지 않은 일이다’면서도 ‘홈런이 잘 터지는 쿠어스필드에선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고 봤다.
다저스는 25~27일 다저스타디움 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3연전을 가진 뒤 28~30일 쿠어스필드 원정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마지막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해발고도 1600m 고지대에 위치해 평지에 있는 야구장보다 타구가 10% 정도 더 멀리 날아가는 특성이 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압이 낮아져 공에 대한 공기 저항이 줄어든다.
올해도 쿠어스필드는 파크팩터가 110으로 30개 구장 중 가장 높다. 오타니도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11경기 타율 3할7푼5리(40타수 15안타) 3홈런 10타점 OPS 1.169로 활약했다. 올해도 4경기에서 홈런 2개를 쳤다. 지난 6월19일 쿠어스필드 경기에서 기록한 시즌 20호 홈런은 비거리가 476피트(145.1m)로 올 시즌 오타니의 최장거리 홈런이었다.
NL 서부지구 우승 매직넘버 ‘4’를 남겨둔 다저스가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 1위를 확정하면 오타니가 쿠어스필드에서 작정하고 홈런만 노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의 홈 3연전 중 2경기를 승리하면 지구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지구 우승 확정 후에는 도루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LA타임스는 ‘다저스가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 중으로 우승을 확정하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오타니에게 도루 자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다저스나 오타니 모두 가장 큰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다치는 것만큼 허무한 일은 없다. 지구 우승을 확정한다면 부상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 도루를 시도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실적으로 남은 6경기에서 홈런 7개, 도루 5개를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오타니는 지난주 7경기 타율 5할(32타수 16안타) 6홈런 17타점 11득점 7도루 출루율 .543 장타율 1.125 OPS 1.668로 대폭발하며 이 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올해만 3번째로 개인 통산 10번째.
지난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시즌 49~51호 3연타석 홈런 포함 6타수 6안타 10타점 2도루로 역사상 최초 3홈런 2도루 경기를 펼치며 50-50 대기록 달성했다. 이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오타니는 지난 23일 콜로라도전에도 9회 동점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1타점으로 폭발적인 기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