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야구 그 자체로 통하는 베이브 루스. 그를 뛰어넘는 선수가 나온 것일까. 3시즌 연속 풀타임 투타겸업에 이어 야구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게 최고의 찬사가 나왔다.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워싱턴 포스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베이브 루스, 윌리 메이스에겐 미안하지만 오타니가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며 오타니의 위상을 역대 최고라고 평가했다.
1914~1935년 22년간 활약한 루스는 무려 12번이나 홈런왕에 오르며 통산 714홈런을 기록한 당대 최고의 홈런 타자로 야구의 대중화를 이끈 상징적인 인물이다. 데뷔 초에는 투수도 겸했다. 1948~1973년 23년간 외야수로 활약한 메이스는 통산 660홈런 339도루를 기록, 공수주에서 가장 완벽한 야구선수로 꼽힌다.
루스 이후 최고의 투타겸업 선수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쓴 오타니는 올해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세우며 그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루스와 메이스에 비견되거나 그 이상으로 평가될 만큼 야구계 ‘GOAT(Greatest Of All Time)’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도 오타니 관련 특별 기사를 게재했다. 릭 라일리 스포츠 칼럼니스트가 오타니에 대한 특별 칼럼을 기고해 ‘지난 20일 다저스의 일본 거인 오타니가 155년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하루를 보냈다. 6타수 6안타로 홈런 3개, 2루타 2개, 도루 2개를 기록하며 10타점을 올렸다.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이끌며 한 시즌 50홈런 50도루를 해냈다’고 전했다.
이어 ’50-50 클럽은 크지 않다. 오타니밖에 없다. 그 어떤 선수도 50-50을 넘지 못했는데 오타니는 9경기를 남겨두고 이를 달성했다. 이후 53-55까지 기록을 늘렸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며 ‘슬러거는 가슴 근육이 거대해 복도를 지나갈 때 옆으로 돌아서야 한다. 스피드스터는 해변에 발자국을 남기지 못한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선수다. 마치 비욘세가 미슐랭 3스타인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또한 라일리는 ‘야구에는 5툴 플레이어라는 게 있다. 타격, 파워, 수비, 송구, 주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미키 맨틀, 윌리 메이스, 행크 애런, 로베르토 클레멘테, 마이크 트라웃, 켄 그리피 주니어 같은 5가지 툴 모두 갖춘 선수는 거의 찾기 힘들다. 오타니는 팔만 건강한다면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년 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올랐다. 시속 100마일 패스트볼, 커맨드, 무브먼트, 수비, 침착함까지 갖춘 투수다. 5가지 타격과 투구 기술을 갖춘 오타니는 10툴 플레이어’라고 치켜세웠다.
나아가 라일리는 ‘우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야구 선수를 보고 있다. 애런, 메이스, 맨틀, 테드 윌리엄스보다 낫다. 그들 중 누구도 투수를 하지 않았다’며 ‘루스를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오타니 옆에 서있는 루스는 동네 식료품 가게 주인처럼 보였을 것이다. 루스는 53-55는커녕 20-20 클럽에도 가입한 적이 없다. 오타니는 복근과 제트팩을 가진 루스다. 루스도 훌륭한 투수이자 타자였지만 흑인 선수나 라틴계 선수와 맞붙은 적이 없다’면서 뚱뚱하고 느린 루스보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인 오타니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오타니는 좋은 선수다. 타석, 1루, 마운드 등 어디에서도 포수, 심판, 베이스코치, 배트보이 등 근처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걸 좋아한다. 덕아웃에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그의 인성도 조명하며 ‘난 오랫동안 이 주변에 있었지만 오타니 같은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언젠가 그가 MVP와 사이영상, 홈런왕, 트리플 크라운에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는 날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길 바란다’며 오타니의 다재다능함과 무한한 영향력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