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이자 방송인" 박찬욱 감독, 드라마까지 정복한 거장 ('SDA')[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09.25 18: 57

"삶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박찬욱 감독이 '동조자'로 드라마까지 정복했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서울 드라마 어워즈(SDA) 2024'가 치러졌다. 이 자리는 SBS와 웨이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가장 권위 있는 국제초청부문 골든버드상은 미국 드라마 '동조자'를 선보인 박찬욱 감독이 차지했다. 박찬욱 감독은 수상자로 무대에 오르며 "제가 경력을 시작한 후로 대개는 영화만 만들었는데 제 마음 속 어린 아이는 항상 TV 드라마를 꿈꿔왔다. 왜냐하면 우선 많은 등장인물들, 개성 강하고 각기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매력을 뽐내는 그런 기회 그리고 수많은 사건들, 어찌 보면 사소한 것 같아도 그 것들이 다 모이면 큰 이야기와 의미를 갖게 되는 자질구레한 사건들이 유장하게 긴 호흡으로 모여서 만들어내는 드라마, 그런 것 때문이다. 2시간 짜리 영화는 애초부터 생략되고 배제되고 무시되고 편집에서 과감하게 없어지고 그런 요소들이다. 또 빼놓을 수 없는게 에피소드 끝날 때, 제일 흥분될 때 끝내서 다음을 기다리게 만드는 게 드라마의 꽃이다. 이제 영화인은 영화만 만들고, 방송인은 방송만 만드는 시대가 지나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저도 드라마 시리즈를 두 개나 만든 사람으로서 방송인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 것 같다. 영광스러운 상을 떳떳한 마음으로 받겠다"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인생도 하나의 드라마라고 친다면 결말을 알고 싶지 않겠나. 그런데 끝내 알지 못하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그러나 끝을 모르고 봐야 드라마가 재미있지 않겠나. 우리 인생도 매 장면을 음미하고 즐기면서 살아가면 좋겠다. ‘동조자’ 시리즈를 만든 방송국, 프로덕션 그리고 호아를 비롯한 배우와 스태프 여러분들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당신들은 내 삶이라는 드라마에서 최고의 등장인물이었다"라고 강조해 뭉클함을 더했다. 
'동조자'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 배우 호아 쉬안데도 영광을 함께 했다. 그는 "이 자리를 박찬욱 감독님께 수상의 축하를 전하고 싶다. 감독님께서 영화, 드라마, 스토리텔링에 미친 지대한 영향은 저와 같인 호주에 사는 사람에게도 닿게 됐다. 제가 처음 ‘동조자’ 오디션 공지를 읽다가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그 즉시 심장을 멎게 만들 장면이 가득한 명작이 되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작품에서 제게 한 인물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이를 통해 베트남 사람들의 경험, 그들의 관점, 회복탄력성, 강력한 의지를 전세계 관객들에게 전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그 어떤 분도 이런 일을 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너무 기쁘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송강호는 이날 드라마 '삼식이 삼촌'으로 국제경쟁부문 개인상 남자연기자상을 수상했다. 그는 "영화를 쭉 해오다가 조심스럽게 드라마를 한 편 했는데 큰 상을 또 주셔서 감개무량하고 영광스럽고 가슴이 벅차다. 만감이 참 교차하는 그런 느낌이다. 존경하는 예술인들 앞에 서 있으니까 책임감도 무거워진다"라고 밝혔다.
이어 "새삼스럽게도 잘 아시겠지만 드라마나 영화나 콘텐츠 자체가 이제는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서 같이 즐기고 소통하고 느끼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책임감도 무거워지고. '삼식이 삼촌'이라는 드라마가 한국 콘텐츠의 어떤 다양성 또는 드라마의 지평이 있다면 앞으로든 옆으로든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는 가능성을 보여준 드라마라고 오랫동안 기억됐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올해 참 무더웠다. 작년에도 아주 더웠다. 더운 날씨에 좋은 드라마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주신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 분들, 보조출연자 분들 특히 변요한 씨와 같은 보석 같은 배우 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라며 "요즘 같이 빠른 시대에 묵묵하게 정주행하고 끝까지 집중하고 성원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송강호의 수상에는 박찬욱 감독이 박수치며 송강호의 수상에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 이목을 끌었다. 
K-드라마 부문 개인상 남자연기자상은 안재홍, 여자연기자상은 염혜란이 차지했다. 모두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에서 활약한 배우들이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안재홍은 "너무너무 영광스럽다. '마스크걸'이라는 뜨겁고 멋진 작품을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가장 먼저 감독님의 새로운 것에 대한 집념이 뜨거운 반응으로, 큰 사랑으로 돌아오지 않았을까 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그는 "특별히 저와 함께 호흡을 맞춰주신 모미 씨, 첫 번째 모미 씨를 연기한 이한별 배우에게 우리가 함께 해서 이 상을 받은 거라고 꼭 전하고 싶다. 너무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과 그 작품 안에서 흥미로운 연기로 여러분들과 쌓아나가는 배우 되겠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안재홍의 수상에 객석에서 박수를 쳐준 염혜란이 무대로 올라왔다. 그는 "영광스러운 상 주셔서 정말 고맙다. '마스크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최고의 스태프들과 만든 작품을 전세계에서 보시고 각국의 언어로 표현해주시는 게 짜릿했다. 저의 원수들 고현정, 나나, 이한별 배우님을 비롯한 안재홍 배우님에게 감사하다 전하고 싶다. 아직 못 본 분들도 꼭 봐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재치있게 덧붙였다.
김혜윤은 이날 인기상 격인 아시아스타상 수상자로 무대에 섰다. 그 밖에도 배우 변우석, 시티 살레하, 킴 치우, 데즈먼드 탄, 메타윈이 아시아 각국을 대표해 아시아스타상의 영광을 함께 했다. 변우석과 김혜윤은 올해 상반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 남녀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이날 아시아스타상의 영광을 누렸다. 이에 김혜윤은 '선재 업고 튀어'의 팬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김혜윤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며 "임솔(김혜윤 분)을 만들어주신 작가님, 감독님, 많은 배우 분들, 많은 스태프 분들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많은 분들이 투표를 해주셔서 제가 이 상을 받게 됐다고 생각이 든다. 수범이들 투표해주신 많은 여러분들, 팬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연기 보여드릴 김혜윤 되도록 하겠다"라며 소감을 더했다. 
해외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변우석은 영상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예정된 일정으로 인해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영상으로 인사드려 죄송하다"라며 "팬여러분들께서 주신 뜻깊은 상인 만큼 팬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상으로 생각하겠다. '선재 업고 튀어'로 팬분들과 올해 많은 추억을 쌓았다. 언제나 뜨거운 사랑 보내주셔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고려 거란 전쟁'이 국제경쟁부문 작품상 장편 부문을 튀르키예의 '어나더 러브'와 공동수상했다. 이에 '고려 거란 전쟁'의 전우성 감독이 수상자로 올라 작품을 대표해 소감을 밝혔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32부작에 걸쳐 방송돼 부활한 KBS 대하사극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에 '고려 거란 전쟁'의 전우성 감독은 "좋은 글 써주신 작가님, 열연해주신 최수종, 김동준 배우님"이라고 운을 떼며 제작진 등 함께 한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밝혔다. 또한 "KBS 대하드라마를 응원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지금부터 1천년 전 동아시아 최강국 거란은 고려를 침략했다. 고려는 승산이 없어 보였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처럼 승리했다. 약자가 강자를 꺾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다. 약자의 승리가 세상을 어떻게 진보시키는지 영감을 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우성 감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 전쟁은 멈춰야 하고 강자의 탐욕은 좌절돼야 하며 모든 평범한 사람의 일상은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여 뭉클함을 자아냈다. 
특별한 초대손님도 있었다. K-드라마 OST상은 전 세계 한류 팬들의 투표로 세븐틴 부석순이 부른 '눈물의 여왕' OST '자꾸만 웃게 돼'가 받은 것.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부석순"이라는 활기찬 인사로 운을 뗀 부석순은 팀을 대표해 부승관이 소감을 밝혔다.
세븐틴 부석순의 부승관은 "저희는 가요 시상식만 많이 참석했는데 이렇게 대단한 분들이 많이 계신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어서, 팬 분들이 투표해주신 드라마 OST 상까지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이어 "저희는 가수로 활동하지만 드라마와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시청자 중 한 명이다. 어떤 작품이 나왔을 때 멤버들끼리도 '너무 재미있더라, 이거 봤냐'라고 한다"라며 "그만큼 너무 좋은 에너지를 저희한테 주신다. 영화, 드라마 모든 관계자, 배우 분들께 감사드린다. 저희도 좋은 영향 끼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여 훈훈함을 더했다.
'서울 드라마 어워즈'는 한국방송협회와 서울드라마어워즈 조직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국제 드라마 시상식이다. 올해로 19회를 맞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다음은 '서울 드라마 어워즈 2024'의 수상자(작) 명단이다. 
국제초청부문 골든버드상 박찬욱(동조자)
국제경쟁부문 대상 브라질 '저스티스: 미스콘덕트'
국제경쟁부문 작품상 단막극 '더 세인트',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
국제경쟁부문 작품상 미니시리즈 '삼체', '시가렛걸'
국제경쟁부문 작품상 장편 '고려 거란 전쟁', '어나더 러브'
국제경쟁부문 개인상 연출 박인제(무빙)
국제경쟁부문 개인상 작가상 이비드 베니오프, D.B.와이스, 알렉산더 우(삼체)
국제경쟁부문 개인상 남자연기자상 송강호(삼식이 삼촌)
국제경쟁부문 개인상 여자연기자상 이르지나 보흐달로바(더 세인트)
K-드라마부문 작품상 '무빙', '눈물의 여왕'
K-드라마부문 남자연기자상 안재홍(마스크걸)
K-드라마부문 여자연기자상 염혜란(마스크걸)
K-드라마부문 OST상 세븐틴 부석순(눈물의 여왕)
국제초청부문 특별상 '아이 러브 유'
국제초청부문 인기상 아시아스타상 변우석, 김혜윤, 시티 살레하, 데즈먼드 탄, 오치 로스디아나, 메타윈 오파이 암카천, 킴 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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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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