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꿈의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가 가을야구도 역대급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를 빼고 1982년 원년부터 전통의 인기를 자랑하는 KIA, 삼성, LG, 두산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벌써부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어느덧 5위 한 자리만 빼고 포스트시즌 진출 4개팀이 확정된 KBO리그는 순위가 거의 결정된 시즌 막판에도 그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에도 대구 키움-삼성전(2만4000명), 광주 롯데-KIA전(2만500명), 잠실 한화-LG전(2만3500명) 만원 관중으로 가득 들어찼다.
10개 구단 총 210번의 매진으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 또 늘었다. 총 705경기에서 누적 관중 1062만4686명으로 평균 관중이 1만5070명에 달한다.
역대 최고의 열기로 정규시즌을 마친 가운데 포스트시즌 흥행 몰이에도 기대감이 높아진다. 내달 1일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뒤 2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가을야구에 돌입한다.
5위 막차 티켓을 두고 KT와 SSG가 마지막 경쟁 중인 가운데 1위 KIA, 2위 삼성, 3위 LG의 순위가 확정됐다. 두산도 4위 확정 매직넘버를 ‘1’로 줄여 와일드카드 어드밴티지를 사실상 확보한 상태다.
KIA, 삼성, LG, 두산의 공통점은 1982년 원년 때부터 리그에 참가한 전통의 인기 구단이라는 점이다. 삼성을 빼고 KIA(전신 해태), LG(전신 MBC), 두산(전신 OB)은 구단명이 바뀌었지만 역사를 그대로 안고 있다. 원년 6개팀 중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삼미를 빼고 현존하는 팀 중 롯데만 제외하고 이번 가을야구에 동반 진출했다.
KIA, 삼성, LG,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한 것은 1993년 이후 31년 만으로 역대 두 번째. 당시 1위 해태, 2위 삼성, 3위 두산, 4위 LG 순으로 가을야구에 나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LG가 OB에 2승1패로 업셋에 성공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이 3승2패로 LG를 눌렀다. 한국시리즈에선 해태가 4승2패1무로 삼성을 꺾고 우승했다.
당시 포스트시즌 15경기 총 관중이 35만2989명으로 입장 수입은 19억2452만520원이었다. 포스트시즌 최초로 총 관중 30만을 넘기며 입장 수입 10억원을 돌파한 해로 흥행 대박을 쳤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인기팀의 위상은 변함이 없다. 올 시즌 KBO리그의 흥행도 이 팀들이 이끌었다. LG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37만5906명으로 2009년 롯데가 갖고 있는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138만18명)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그 다음 삼성(132만3022명), 두산(130만1768명), KIA(123만8749명) 순으로 최다 관중 2~4위에 올라있다. 매진 횟수로는 KIA와 삼성이 나란히 29번이고, 두산이 26번, LG가 25번이다.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하면 준플레이오프에서 LG와 ‘한 지붕 두 가족’ 잠실 라이벌전이 벌어진다.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승자가 되면 1위 KIA와 영호남 라이벌전을 치를 수 있다. 두 팀은 1986~1987년, 1993년 3차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바 있다. 여러 가지로 흥행 요소들이 넘친다.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도 역대 최다 관중을 기대할 만하다. 2009년 41만261명이 KBO 포스트시즌 최다 관중 기록으로 남아있다. 당시 롯데-두산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 두산-SK의 플레이오프 5경기, SK-KIA의 한국시리즈 7경기까지 총 16경기를 치르면서 흥행 몰이를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최대 19경기가 치러질 수 있다. KIA의 광주(2만500석), 삼성의 대구(2만4000석), LG-두산의 잠실(2만3570명) 모두 2만 관중 이상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프라는 갖춰져 있다. 경기수가 최대한 늘어난다면 역대 최대 흥행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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