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밴드, 열 아이돌 부럽지 않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유희열의 미소도 끊이지 않았을 정도. 자신의 소속사에서 만든 밴드라서가 아니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뜻이다.
‘안테나 신인 밴드’ 드래곤포니(안태규, 편성현, 권세혁, 고강훈)이 베일을 벗었다. SNS 팔로워 2만명 돌파, 단독 공연 500명 모집 등의 데뷔 미션을 단숨에 달성했고, 정식 데뷔 전부터 국내 주요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은 그 신인 밴드다.
드래곤포니라는 팀명부터 독특하다. 멤버들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2000년생 용띠’ 보컬 안태규와 ‘2002년생 말띠’ 베이스 편성현, 기타 권세혁, 드럼 고강훈이 뭉쳤다. 편성현, 권세혁, 고강훈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자 대학교 선후배 출신이며, 여기에 안태규가 마지막으로 합류하며 드래곤포니라는 밴드가 완성됐다.
팀명도 독특하지만 완성도 높은 음악성을 자랑하는 안테나에서 선보이는 신인 밴드라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믿고 듣는 안테나’인 만큼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은 물론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췄다. 첫 EP ‘POP UP’ 역시 네 멤버가 메인 프로듀서로 나서 음악적 색채를 마음껏 펼쳤다. 악기 간 팽팽한 균형을 통해 완성도 높은 밴드 음악이 완성됐다.
팀의 캐치프레이즈는 ‘불완전한 소년들의 뜨거운 음악’이다. 많은 아이돌이 ‘청춘’을 노래하고 있어 ‘밴드’드래곤포니가 말하는 청춘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할 터. 드래곤포니는 “저희의 캐치프레이즈가 불완전한 소년들의 뜨거운 음악인데 실제 청춘의 나이를 지나고 있는 저희인 만큼 서로가 서로의 장단점을 채워주면서 완전해지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그 과정을 보시면서 공감해주시고 위로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드래곤포니는 끈끈했다. 모든 멤버가 작사·작곡, 프로듀싱이 가능한 만큼 욕심을 낼 수 있지만 앨범 크레딧에는 ‘드래곤포니’만 올렸을 뿐이었다. 멤버들이 의견을 모은 뒤 회사에 이야기해 그렇게 했다고. 데뷔하는 지금이야 끈끈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 쳐도, 훗날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결정의 배경도 궁금했다. 드래곤포니는 “전 멤버가 함께 참여해서 곡을 만들고, 뼈대를 누군가 만든다 하더라도 함께 디벨롭한다는 점에서 크레딧을 그렇게 올리기로 통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드래곤포니를 주목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지금 가요계에 밴드붐이 불고 있다는 것. 윤하와 데이식스를 비롯해 최근 QWER까지. 가요계는 바야흐로 ‘밴드붐’이다. 신인 밴드로 밴드붐에 뛰어드는 드래곤포니는 “밴드 음악을 지켜주신 선배님들 덕분이다. 우리도 조금이나마 주목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다. 밴드붐이라는 상승세에 합류해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면서 같이 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소속사 대표 유희열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은 쇼케이스였다. 그러나 유희열의 존재감은 특유의 웃음소리로 느낄 수 있었다. 유희열은 안테나의 ‘신상’ 드래곤포니 멤버들을 애틋하게 바라보고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박수와 미소를 아끼지 않았다. 멤버들의 센스 있는 답변에는 큰 웃음으로 화답했고, 뜨거운 무대에는 큰 박수를 보냈다.
드래곤포니가 ‘POP UP’과 ‘꼬리를 먹는 뱀’ 무대를 선보인 뒤 유희열의 미소와 박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잘 만든 밴드 하나, 열 아이돌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도. 끈끈한 관계로 뭉쳐 시너지를 내는 드래곤포니. 불완전한 소년들이 ‘완전’을 향해 달려가는 길이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