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애리가 험난한 인생사를 전했다.
26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같이 살이에 적응한 정애리가 개인사를 풀어냈다.
이날 정애리는 사선녀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대형 트레일러와 부딪힌 아찔했던 교통사고에 이어 복막염과 난소암까지 죽을 고비를 겪었던 사연을 고백했다.
정애리는 "‘사랑의 불시착’ 같이 하고 있었다. 당시 드라마 촬영도, 라디오도 있었다. 드라마 촬영하고 부산에서 서울로 라디오 시간 맞춰 가는데, 겨울이라 추워서 패딩을 입고 있었다. 히터를 켜면 매니저가 졸릴까 봐 못 틀게 하고 가고 있었고, 코디는 피곤해서 잤다. 저는 뒷좌석에서 딸과 전화하다가 피곤해서 눈을 잠깐 감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빡’ 하는거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 새벽에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난 것"이라며 "눈을 떴는데 앞 차량이 다 부서져 있고, 매니저는 ‘죄송해요’ 하고 있고. 순간적으로 트레일러 차량이랑 부딪힌 거였다. 평소라면 운전석 뒤에 앉을 건데, 바꾼 지 얼마 안 된 차였고, 짐도 있어서 조수석 뒤에 앉게 된 거였다. 매니저는 자기도 모르게 핸들을 반대로 틀어버렸으니, 저는 숨이 안 쉬어지는 거다. 다른 애들은 차에서 내리고 있는데"라며 급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결론을 말하면 갈비뼈가 6개가 부러졌다"라며 "입원을 해야 했지만 일일드라마라 찍어놓은 게 없었다. 다행히 얼굴을 하나도 안다쳤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었는데, 패딩 위로 벨트 자국이 있었더라. 벨트를 안 했으면 난 죽었을 거다. 그 차는 폐차까지 했다. 사고 후 열흘 만에 촬영하러 갔다. 입원하며 치료하다가도 녹화 날엔 얼굴이 아무렇지도 않아서 하나도 다친 줄도 모르더라. 하필 격한 감정을 찍어야 했는데, 숨이 안 쉬어지니까. 나도 모르게 잔기침이 나고 말을 못 하겠더라. 의료진이 밤 12시 넘어서 얼른 오라고 연락하기도 했다"라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또한 그는 복막염과 난소암 투병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정애리는 "정애리의 미련함이었다"라고 자책하며 "제가 그때도 일 많이 하고 있었다. 뮤지컬도 하고 드라마도 했었다. 공연을 할 때 오한이 오더라. 근데 진통제를 먹고 하면 할만하길래 그냥 했다. 공연을 하고 집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배가 왜 이렇게 아프지? 나 못 움직이겠네?' 싶더라. 너무 아픈 거다. 제가 또 미련하게 (아픔을) 참는 편이었다. 마침 언니가 집에 와서 같이 병원에 갔는데 제가 복막염이라고 하더라. 맹장이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도 하고, 이것저것 하느냐고 맹장이 터지고 24시간이 지나서 수술했다. 수술하고 나서 퇴원하고, 경과 보러 병원에 갔다. 조직 검사를 했는데, 의사가 ‘과를 바꾸셔야겠는데요.’라고 하더라. 갑자기 암 병동 부인과를 가게 되었는데 난소암이었다. 그래서 ‘치료를 하자’ 했다. 또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거다. 한 달 안에 전신마취만 2번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정애리는 "그 난소암이 또 까다로웠다. 치료 가능성이 50대 50이라더라. 2기에 가까운 1기기도 해서, 항암치료를 하자고 하더라. 사실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항암을 했다. 한 사이클이 6번인데, 한 사이클을 치료했다"라며 "또 여성 암은 100% 머리가 빠진다는 거다. 그때 머리가 꽤 길었었는데, 그렇게 머리가 긴 상태에서 빠지고 싶지는 않더라. 그래서 쇼트커트를 했다. 그렇게 치료를 3주째 들어가는데 짧은 머리인데도 탈모가 느껴졌다. 그냥 머리가 후드득 떨어지는 느낌. 그걸 보고 싶진 않아서 그다음 날 아침에 제가 머리를 밀어버렸다. 가발 쓰기도 했고, 두건 쓰기도 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때는 그 생각만 했다. ‘애리야 지금까지 애썼다. 다른 사람이 먼저였잖아. 지금부터는 나만 보자’라고 생각 많이 했다. 제가 그래서 몸무게가 제일 많이 나갔을 때가 딸 출산할 때였다, 두 번째가 항암 치료 직후였다. 단백질을 매끼 먹으라 해서. 의사가 하라는 대로 최선을 다해서 하자 해서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 머리도 시간 지나니까 나더라. 사실 저는 머리 자를 때도 눈물이 안 났었다. 오히려 머리가 자라서 미용실에 가서 머리 다듬어 달라고 하고 거울을 보는데, 그때 갑자기 ‘내가 이걸 다 견뎠구나’ 싶어서 눈물이 울컥 올라오더라. 이 순간을 기억하자, 이렇게 힘들게 지나왔고, 애썼고, 너를 도와준 사람들이 많았으니, 이걸 기억하자면서 글을 썼었다. 오히려 그때 눈물이 났던 거 같다"라며 항암 치료 완료 후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그런 걸 겪으니) 단단해지는 거 같다. 그냥 아픈 분들은, 특별히 항암치료한 분들 만나면, 아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친구 같다. 그때부터 암 경험자들, 가족들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 요가 수업을 하면서 사람이 많지 않아도 꼭 간다. 저를 보며 위안을 받도록. 저는 그래서 그것도 큰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웃으면서 ‘괜찮아져요’라고 이야기한다"라며 "생각해 보니까 그동안 제가 밤을 너무 많이 샜더라. 지금은 날마다 산책하고, 성격이 더 밝아지기도 했다. 오늘을 즐겁게 살 이유가 충분하다"라며 단단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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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