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이 잠실구장에서 초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장재영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7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투수친화구장인 잠실구장에서 8회초 동점 투런홈런을 쏘아올렸지만 키움은 3-6으로 패했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손쉽게 던지는 특급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 신인계약금(9억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투수로서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3시즌 동안 56경기(103⅓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 3선발로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 들어가 있었던 장재영은 팔꿈치 부상 때문에 시즌 시작 전부터 전력에서 이탈했다. 재활을 하다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장재영은 고심 끝에 타자 전향을 결정했다. 5월 21일 퓨처스리그 두산전에서 처음으로 타자로 나선 장재영은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 타율 2할3푼(74타수 17안타) 5홈런 14타점 8득점 OPS .783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콜업된 장재영은 6월 20일 한화전에서 2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타자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3경기 만에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7월 17일 KT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쪽 대퇴부 부상을 당해 잠시 휴식을 취해야 했다.
8월 30일 1군에 돌아온 장재영은 이후 꾸준히 경기 출장 기회를 받고 있다. 시즌 성적은 35경기 타율 1할6푼7리(108타수 18안타) 3홈런 9타점 13득점 OPS .564를 기록중이다. 부상 복귀 이후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5안타 1홈런 3타점을 몰아치며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4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경기에서 뛸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사실 많은 기회를 받고 있지만 지금 성적이 좋지 않다. 그래도 계속 스타팅으로 나가고 있으니까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잘 안되니까 답답한 것도 많다”라며 최근 부진을 아쉬워 했다.
이제 타자전향 첫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장재영은 “부상 공백 기간을 빼면 타자를 제대로 한 것은 두 달 정도 되는 것 같다. 다치기 전에 적응을 거의 다해가고 있었는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원점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공을 맨날 던졌지 공을 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타이밍 같은 것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오윤 코치님도 그렇고 주변에 형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내가 최대한 빨리 적응을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내년에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서 최대한 빨리 적응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내야수 6명을 지명했다. 야수 뎁스를 대대적으로 보강한 것이다. 내년 시즌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장재영은 “내가 경쟁을 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지 않다. 나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 지금도 외야수로 등록되어 있는 선수가 6~7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 형들과도 경쟁을 해야한다. 모든 선수들이 경쟁자고 같은 팀이지만 이기기 위해 모두 열심히 할 것이다. 나도 똑같은 마음으로 꼭 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외야 수비 경험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장재영은 “일단은 공을 많이 보고 쫓아다니고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데 타격 훈련을 하는 시간도 있으니까 그게 일정상 쉽지가 않다. 그리고 연습 때 타구와 시합 때 타구는 좀 다른 느낌도 있다. 투수들이 강한 공을 던져서 타자들도 강한 타구를 날리기 때문에 어렵다. (이)주형이형도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을 해서 많은 팀을 알려주고 있지만 적응은 내가 해야하니까 더 노력하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직은 타구 판단이 어렵다”라고 털어놓은 장재영은 “앞뒤 타구는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데 라인 드라이브 타구나 휘어나가는 타구는 달리기로 커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더 많이 공을 받아봐야 한다. 중견수와 우익수를 둘 다 볼 수 있으면 나에게도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기 때문에 최대한 둘 다 잘해보고 싶다. 내년 포지션을 고민하기 보다는 지금 주어진 자리에서 최산을 다한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도 투수를 해봤기 때문에 외야에서 잡혔다고 생각하는 타구가 안타가 됐을 때 투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지금은 유격수나 다른 포지션을 생각하기 보다는 외야수에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3선발 후보로 시즌을 시작해 타자전향을 하며 파란만장한 시즌을 보낸 장재영은 “투수를 하다가 타자로 전향을 했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고 사실 힘든 것도 많았다.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그런 것을 감안하고 내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팔꿈치가 아파서 결정을 내렸다기 보다는 내가 3년 동안 보여드린 모습이 긴 시간은 아닐 수도 있지만 미래를 생각했을 때 더 잘할 수 없다고 느꼈다. 올해 많이 배우고 안되는 날도 많았고 제대로 보여준 모습도 없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서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악착같이 하겠다”라고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