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를 향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매체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미안해 베이브. 미안해 윌리. 오타니가 역대 최고의 야구선수야”라며 오타니의 역사적인 시즌을 조명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871경기 타율 2할8푼(3100타수 868안타) 224홈런 562타점 558득점 142도루 OPS .943,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해는 타자로만 뛸 수 있었지만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37억원)에 계약하며 역대 프로스포츠 최대계약을 따냈다.
올해 타자에 전념한 오타니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155경기 타율 3할3리(617타수 187안타) 53홈런 125타점 130득점 56도루 OPS 1.028을 기록중이다. 지난 26일 샌디에이고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2001년 스즈키 이치로가 기록한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단일시즌 최다도루(56도루) 기록과 타이를 달성했다.
워싱턴포스트 릭 라일리 기자는 “남자들에게는 세 가지 종류의 하루가 있다. ‘나쁘지 않아’, ‘좋아’, 그리고 ‘남은 인생 동안 두 번 다시 술을 사지 못해도 괜찮아’. 지난주까지 나에게 세 번째는 딱 3번밖에 없었다. 닐 암스트롱이 달을 걸었을 때, 마이클 잭슨이 하루에 8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했을 때, 라일 러브와 줄리아 로버츠와 결혼했을 때. 하지만 지난 목요일 그 날이 찾아왔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야구 155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역사상 최고의 경기를 한 것이다”라며 오타니의 놀라웠던 50홈런-50도루 달성 경기를 회상했다.
“닐 영이 3개의 히트곡을 작곡한 어느 오후 이후 가장 좋은 하루였다”라고 말한 라일리 기자는 “지금까지 50-50 근처에도 간 선수가 없었다. 그리고 30살의 오타니는 9경기를 남겨두고 대기록을 달성했다. 오타니는 너무 말도 안되는 경기를 해서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나와 오타니에게 절을 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는 마이애미에서 경기를 하고 있었다”라고 오타니가 정말 엄청난 일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오타니의 기록은 말그대로 비현실적이다”라고 평한 라일리 기자는 “세상에는 슬러거도 있고 쌕쌕이도 있다. 슬러거들은 힘이 넘치고 복근이 두드러지며 좁은 복도를 지나갈 때는 몸을 비집고 가야한다. 반면 쌕쌕이들은 마르고 날렵하며 황량한 해변에도 발자국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그런데 오타니는 이 둘을 겸비한 선수다. 마치 비욘세가 미슐랭 3스타 셰프인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감탄했다.
오타니는 올해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다.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에 계약했고, 결혼 사실을 발표했으며, 친구이자 통역을 맡았던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때문에 1600만 달러(약 211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투수로 뛰지 못했다. 라일리 기자는 “그렇다. 이 모든 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처럼 오타니는 거의 대적할 수 없는 투수이기도 하다”라고 내년 시즌 시작될 오타니의 투타겸업도 조명했다.
“야구에는 5툴 플레이어가 있다. 타격, 파워, 수비, 어깨, 주루를 모두 갖춰야 한다. 야구 역사를 통틀어 진정한 5툴 플레이어로 부를 만한 선수는 미키 맨틀, 윌리 메이스, 행크 애런, 로베르토 클레멘테,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 켄 그리피 주니어 정도밖에 없다”라고 설명한 라일리 기자는 “하지만 오타니는 팔 상태가 괜찮다면 최고 수준의 투수이기도 하다. 그는 2년전 에인절스에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올랐다. 그는 시속 100마일(160.9km) 직구, 커맨드, 무브먼트, 수비, 침착감을 갖췄다. 5가지 타격 툴과 5가지 투구 툴을 더하면 오타니는 10툴 플레이어라는 의미다. 그는 인간 스위스 만능칼 같다”라고 오타니의 다재다능함을 묘사했다.
라일리 기자는 애런, 메이스, 맨틀, 테드 윌리엄스 등을 거론한 뒤 “그들 중 누구도 투구를 하지 않았다”라며 오타니가 더 대단한 선수라고 주장했다. 오타니 이전 최고의 투타겸업 선수로 꼽히는 베이브 루스에 대해 라일리 기자는 “53-55는 잊어버려라. 루스는 20-20 클럽에도 가입한 적이 없다. 오타니는 복근과 제트팩을 가진 루스다”면서 “사실 루스는 좋은 투수였고 위대한 타자였지만 흑인선수들은 상대한 적이 없다. 라티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일본선수도 그렇다”라며 오타니가 더 치열한 경쟁에서 이러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는 오랫동안 살았고 모든 것을 보았다. 하지만 오타니 같은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운동선수는 본적이 없다”라고 감탄한 라일리 기자는 “10월부터 팬들은 처음으로 그가 포스트시즌에서 뛰는 것을 보게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가 MVP, 사이영상, 홈런 타이틀, 트리플 크라운, 그리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해에 나는 오타니가 하는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할 것이다”라며 지금의 야구팬들이 살아있는 역사를 보고 있음을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