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니스 엘리아스(SSG 랜더스)가 에이스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엘리아스는 지난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SSG는 지난 25일 NC를 상대로 선발 박종훈을 비롯해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등 마운드 소모가 컸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선발 엘리아스가 6~7이닝 소화해주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엘리아스의 활약을 기대했다.
사령탑의 진심 가득한 바람이 전해졌을까. 엘리아스는 7이닝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거뒀다. 타선도 제대로 터졌다. 장단 17안타를 때려내며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는 등 NC 마운드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SSG는 NC를 10-1로 제압하고 KT 위즈와 함께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엘리아스는 경기 후 “늘 말해왔듯 모든 등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늘 경기는 가을 야구에 도전하는 우리 팀에 아주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이겨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5강 경쟁팀 KT 위즈를 상대로 7이닝 1실점(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쾌투를 뽐낸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운 엘리아스. 승부처에서 에이스의 본능이 빛났다. 이에 “스스로 압박감을 즐기는 것 같다. 압박감이 제겐 더 도움이 되어 좋은 투구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마운드 소모를 최소화하고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운 그는 “어제 불펜 소모가 컸기에 제가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8회까지 던지고 싶었는데 점수 차이가 커서 7회까지만 던졌다”며 “개인적으로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워 더욱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7회 맷 데이비슨과 김휘집의 연속 안타로 1사 1,2루 위기에 놓였으나 대타 박민우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병살 처리했다. 엘리아스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위기 상황에서 대타 박민우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5강 진출을 향해 한 경기 한 경기 중요한 상황.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을 치르는 심정일 듯. 엘리아스는 “모든 경기가 중요하고 우리 팀의 불펜에는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많다. 매 경기 매 이닝 열심히 하고 가을 야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이 원하면 언제든 등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팀 퍼스트 정신을 강조했다.
한편 이숭용 감독은 “어제 필승조가 모두 등판한 상황에서 엘리아스의 호투가 팀에 큰 도움이 됐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4일 휴식에도 귀중한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운영이나 팀을 위한 헌신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