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없던' 전강위, 모두 피해자가 된 '침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4.09.27 11: 39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어지는 감독 선임 과정 속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고 건강 문제도 있어서 일단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드린 이상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 문제와 소임 완수의 판단뿐 아니라 가족들의 걱정도 물러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을 맡던 정 전 위원장은 지난 2월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전력강화위가 꾸려지면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의 후임으로 임명돼 새 사령탑 선임 과정을 이끌었다.

선임 논란이 이어졌던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결과적으로 실패하면서 전력강화위 역할에 대한 회의론도 나왔으나 정 위원장 체제의 새 위원회는 의욕적으로 출발해 후보를 물색했다.
그러나 새 사령탑을 찾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그런데 정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정 전 위원장의 자리를 이어받아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낙점해 지휘봉을 맡겼다.
정 전 위원장은 유력 후보였던 제시 마쉬(캐나다 대표팀 부임), 헤수스 카사스(이라크 대표팀 잔류) 감독 등과 접촉했으나 축구협회와 이들의 협상이 결렬돼 결론적으로 선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또  최종 회의였던 10차 회의서 정 전 위원장은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홍명보 감독의 최종 후보군 가운데 홍 감독을 추천했다. 
10차까지 열리는 동안 전력강화위원회는 1차례의 브리핑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미 전강위의 회의 내용은 전 국민에게 알려질 정도였다.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할 상황에서도 전혀 보안은 이뤄지지 않았고 회의 도중 내용이 외부로 전달될 정도였다.  
그런데 정해성 전 위원장은 여전히 명확한 사퇴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 지고 있다. 게다가 이임생 이사와 최영일 부회장 등도 추후 자신들이 펼친 행보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문제는 더욱 커지고 말았다. 
따라서 외국인 감독 선임시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은 전강위가 가져야 할 책임도 분명하다. 게다가 10차로 마무리 된 회의를 11차로 나타낸 대한축구협회의 잘못도 분명하다. 
재일 축구칼럼니스트 신무광 씨는 중앙일보를 통해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선을 넘었다고 본다. 정치가 스포츠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았다. 짧은 시간 수집해 검증되지도 않은 듯한 자료를 바탕으로 국회의원들이 축구인들에게 무차별적인 질문을 던지는 장면은 마치 왕따(따돌림) 행위 같았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문체부의 감사를 받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명확하게 밝히면 된다.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할 전광위의 잘못된 행보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지적 받고 물러나야 한다면 물러나면 된다.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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