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만족하는 것보다 더 높게 봐야 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 27일 대전 KIA전에서 구단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홀드 투수를 배출했다. 한승혁(19개), 박상원(16개), 이민우(10개)에 이어 김서현(10개)까지 4명의 투수들이 필승조로 활약했다.
종전 2018년(이태양 12개, 송은범 10개, 서균 10개), 2019년(안영명 13개, 박상원 12개, 이태양 10개), 지난해(김범수 18개, 강재민 12개, 주현상 12개) 3명의 선수들이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적은 있어도 4명이 해낸 건 처음이다.
이 기록은 김서현의 데뷔 첫 10홀드와 함께 완성됐다. 3-0으로 앞선 7회초 구원등판한 김서현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박정우에게 슬라이더 3개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우성과 오선우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전부 삼진으로 잡을 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총 투구수 19개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8km, 평균 153km 직구(9개), 슬라이더(10개) 투피치였다. 슬라이더도 최고 시속 143km, 평균 139km로 빨랐다.
이날까지 김서현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1승2패10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 중이다. 37⅓이닝 동안 삼진 42개를 잡아내며 강력한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극심한 제구 난조로 2군에 머물렀던 것을 떠올리면 엄청난 성적이다. 홀드 10개 모두 후반기에 따낸 것으로 6월초 김경문 감독 부임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김경문 감독은 28일 대전 SSG전을 앞두고 김서현에 대해 “거기에 만족하는 것보다 더 높게 봐야 한다. 그래도 올해 그 정도 활약은 감독으로서, 팀에도 굉장히 큰 힘이 됐다”고 칭찬했다.
후반기 한화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5강 싸움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불펜 힘이 컸다. 마무리 주현상과 8회 셋업맨 한승혁에 박상원이 원래 폼을 찾고, 김서현이 폭풍 성장해 필승조 승리 공식이 구축됐다.
김 감독은 “우리가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든다. 지금 승리조뿐만 아니라 지고 있을 때 점수를 적게 줄 수 있는 불펜도 만들어야 한다. 올해처럼 이렇게 선발이 펑크 났을 때 메워줄 수 있는 부분이 숙제”라며 롱릴리프부터 추격조까지 전체 불펜 뎁스 강화를 강조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SSG 좌완 선발 김광현을 맞아 최인호(좌익수) 김태연(우익수) 문현빈(지명타자) 노시환(3루수) 채은성(1루수) 안치홍(2루수) 이재원(포수) 이도윤(유격수) 이상혁(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좌완 김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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