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솜(25, 삼천리)이 필생의 경쟁자 윤이나(21, 하이트진로)를 챔피언조에서 꺾고 ‘제 6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우승상금 2억 7,000만 원)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캐나다 유학 3년차(5학년) 방학 때 우연히 찾은 한국의 골프장에서 골프에 대한 흥미를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탓에 또래 선수들보다 출발이 늦은 마다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도 했고, 대학(한체대) 생활도 착실히 해 교직도 이수했다.
프로 데뷔가 21살이었으니 좀 늦기는 했다. 그래서 윤이나 이예원과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2022 시즌 신인상 경쟁을 치열하게 펼쳤다. 이들과는 함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사이다.
마다솜의 첫 우승은 작년 9월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에서 나왔다. 1년만에 우승컵을 하나 더 챙겼다.
29일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6,689야드)에서 펼쳐진 4라운드는 마다솜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 프로그램된 무대 같았다.
시작부터 유달리 좋았다. 챔피언조 동반선수들은 물론, 상위 랭커들도 좀처럼 버디를 잡지 못하던 파4 2, 3번 홀에서 마다솜은 연속 버디를 낚았다. 2번홀 롱버디 퍼트가 이 날 마다솜의 흐름을 예지했다. 9.1야드(8.3미터) 퍼트가 마치 루틴처럼 홀컵을 찾아갔다. 보는 이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3번홀에서도 퍼트가 주효했다. 8.1야드 퍼트가 슬금슬금 홀컵을 찾아가더니 또 뚝 떨어졌다.
하이라이트는 파5 4번홀이다.
77야드 어프로치 샷이 그린을 향해 날았다. 앞선 두 홀의 버디 퍼트 같은 상황이 재연됐다. 홀컵 8~9미터 거리에 떨어진 공이 마치 퍼트라도 한 것처럼 구르더니 또 컵을 찾아갔다.
전반 나인에서 마다솜은 가볍게 4타를 줄여 12언더파를 만들어 놓았다. 경쟁자인 윤이나도 파5 4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마다솜의 활약에 빛이 바랬다. 윤이나는 이 버디로 9언더파를 만들었지만 이후 좀처럼 추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마다솜의 압도적인 플레이는 후반 나인을 열자마자 또 시작됐다.
파4 10, 11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10번홀 버디는 4.9야드였다. 편한 거리는 아니었지만 앞선 버디 퍼트가 워낙 드라마틱했던 탓에 상대적으로 쉬워보였다.
마다솜의 거짓말 같은 퍼팅 감각은 11번홀에서 다시 가동 됐다. 11야드나 되는 거리였지만 퇴근길 내 집 찾듯이 정확히 홀컵에 떨어졌다.
한 번 발동이 걸린 쇼는 멈추지 않았다. 12번홀에서는 8.6야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13번홀에서 3.9야드 버디까지 잡아내면서 마다솜은 후반 4개홀 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이 때까지의 스코어가 16언더파.
마다솜의 개인 통산 2번째 우승 길은 이렇게 무난하게 펼쳐졌다. 가장 강력한 우승 경쟁자인 윤이나의 13번홀까지의 성적은 9언더파였다. 마다솜의 우승은 여기서 사실상 확정됐다.
16, 17, 18번홀에서 버디를 더 보탠 마다솜의 최종 스코어는 19언더파 269타(67-72-69-61)였다. 2위와 9타차 우승은 올 시즌 최다 기록이고, 역대 4번째 최다 타수차 우승이다. 고 구옥희가 13, 14, 20타차 우승이 있었고 2000년대 이후에는 김효주(2012년), 이승현(2017년)이 9타차 우승을 기록했다.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윤이나가 18번홀 버디로 10언더파 단독 2위에 올랐고, 호주교포 이민지, 태국의 빳차라쭈딴 콩끄라판이 9언더파로 공동 3위에 랭크됐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