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라이벌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향해 맹렬 대시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3년차 내야수 윤도현(21)은 시즌 막판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포 유망주로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으나 3년째 부상으로 단 1타석만 소화했다.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부상을 털고 드디어 1군 무대에 올라 매서운 타격으로 기대감을 다시 높았다.
이범호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자마자 퓨처스리그에서 뛰던 윤도현을 콜업했다. 6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주로 2번타자로 기용하며 마음껏 방망이를 휘둘러보라는 배려였다. 퓨처스 성적은 2할5푼7리, 무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1군 무대에 오르자 확 달라졌다.
첫 날(23일 광주 삼성전)은 3안타를 터트리더니 이튿날 삼성전에서는 2루타 2개를 날리며 장타쇼를 펼쳤다. 25일 광주 롯데전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7일 대전 한화전 멀티히트에 이어 28일 사직 롯데전은 멀티히트와 3타점을 올렸다. 6회 0-6에서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고 10-8로 역전한 7회는 2타점 쐐기타까지 날렸다.
29일 현재 5경기에 출전해 22타수 9안타 타율 4할9리, 2루타 2개, 6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득점권 타율 5할7푼1리, OPS(장타율+출루율) 0.909를 기록했다. 이범호 감독도 "확실히 타격은 장점이 있다"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했다. 신인때와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타격능력을 1군에서도 과시하고 있다.
한화 와이스표본이 너무 적다는 점에서 아직은 미완의 타자이다. 삼진을 7개를 당했다는 것은 변화구가 아직은 익숙치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동시에 한화 에이스 와이즈와 롯데 에이스 반즈를 상대로 안타를 터트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천재성을 가진 만큼 충분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수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내야 전포지션을 모두 기용하며 테스트틀 하고 있다. 3루수, 2루수, 유격수까지 번갈아 내보내고 있다. 가장 적합한 포지션을 찾아주겠다는 의도이다. 5경기에서 실책없이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2루수로 병살플레이도 무난했다. 발이 빨라 수비범위도 넓다는 장점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같은 테스트가 단순히 내년 시즌을 대비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한국시리즈에서 가용 가능성도 동시에 점검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내야백업요원이 필요하다. 서건창은 2루와 1루수 백업이고 변우혁은 3루와 1루 백업이다. 윤도현은 3루수, 2루, 유격수까지 모두 가능하고, 주력까지 갖춘 우타요원이다.
물론 1군 경험이 적다는 점에서 엔트리에서 빠질 수도 있다. 팬들은 김도영과 윤도현의 '도도커플'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보며 눈호강을 했다. 이 감독은 "두 선수가 KIA의 미래를 이끌어야 간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도현도 친구 김도영과 함께 뛰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고대하고 있다. 팬들은 상상만해도 설레일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