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어떻게 할 지 배웠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의 40홈런-40도루에 실패했다. 지난 9월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5타석에 들어서 세 번의 뜬공을 날렸지만 담장을 넘기지 못했고 결국 38홈런-40도루로 시즌을 마쳤다.
대기록 작성은 실패했지만 국내타자 최초로 '40-40'에 도전한 것 자체가 위대한 시즌이었다. 지난 4월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하며 슈퍼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전반기 '20홈런-20도루'에 이어 최연소 '30홈런-30도루'까지 질주했다. 이 사이에 단타-2루타-3루타-홈런까지 '내추럴사이클링히트' 기록도 세웠다.
지난 23일 삼성과의 광주경기 첫 타석에서 38호 홈런을 날렸다. 이미 40도루를 채웠기에 국내파 최초로 40-40 달성 가능성이 높았다. 타격감도 좋았고 정규리그 우승도 확정지은 상태라 이범호 감독도 리드오프로 기용하면서 기회를 주었다. 만원관중이 달려와 기록달성을 응원했다. 5경기에서 2홈런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23타석에 들어섰지만 홈런타구는 나오지 않았다.
최종전을 마치고 김도영은 "허무함도 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했다. (28일) 롯데와의 사직경기 끝나고 시즌 끝이 다가와서 그냥 즐겼다. ‘이런 순간들이 야구하면서 또 올 날이 있을까’ 생각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였다. 하고 싶은거 다하며 즐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쉬움이 깊었던 모양이었다.
홈런을 때리지 못한 이유도 분석했다. 첫 번째는 지명타자 출전이었다. 리드오프 출전은 타석이 많아져 좋았는제 지명타자로 더그아웃에서 기다리다보니 타격감 관리가 쉽지 않았다. 지명타자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을 김도영도 겪은 것이다. 수비를 하면서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지명타자가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몸이 활성화 되지 않는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가니 실투에 반응이 늦었다. 수비를 나가면 계속 움직이고 스타트도 하니까 몸의 반응이 깨어난다. 더그아웃에 앉았다 타석에 들어가는 것이 많이 다르더라. 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면 수비를 나가야 할 것 같다. 지명타자라면 몸을 깨우는게 숙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중월홈런이었다. 타구를 끝까지 보고 치기 때문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많다. 앞선 37호와 38호가 모두 중월홈런이었다. 비거리가 130m가 넘는다. 120m짜리 중월 플라이도 나왔다. 좌월 홈런은 100m만 넘겨도 홈런이 된다. 그래서 왼쪽으로 넘기는 홈런을 의식하면서 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도영은 "센터쪽 홈런이 자구 나오니까 좌측 홈런 생각이 강했다. 홈런 의식 안할 때는 가운데 공이 오면 결대로 홈런을 쳤다. 좌측 홈런 강하다보니 손을 쓰는 버릇이 나왔다. 오늘 경기(최종전)에서도 라이트쪽 홈런이 나올수도 있었는데 안됐다. 다음에 기회가 오면 어떻게 할지 배웠다"며 웃었다. 불과 3년차라 앞으로도 40-40도전은 계속된다. 김도영은 올해의 아쉬움을 거울삼아 내년 시즌 40-40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