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걱정 안 해" 텐 하흐, 현실은 2경기 지면 파국이다..."맨유에서 가장 중요한 일주일 될 것"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0.01 15: 46

다가오는 두 경기에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소식이다.
맨유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6라운드 홈 경기에서 토트넘에 0-3으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승점 7(2승 1무 3패)에 머무르면서 순위도 12위까지 떨어졌다.  
변명할 수 없는 졸전이었다. 맨유는 미키 반 더 벤의 폭발적인 질주를 아무도 막지 못하면서 경기 시작 3분 만에 브레넌 존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로도 토트넘의 전방 압박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고, 이따금 나온 역습에서도 마무리가 부정확했다.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과 골대 행운이 아니었다면 전반에 대량 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여기에 퇴장 악재까지 겹쳤다. 전반 42분 주장 브루노가 미끄러지면서 발을 높이 들었고, 매디슨을 위험하게 가격하며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는 순식간에 토트넘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후반에도 반전은 없었다. 맨유는 후반 3분 데얀 쿨루셉스키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끌려갔고, 10명으로 반격에 나서봤으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결국 맨유는 후반 32분 도미닉 솔란케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안방에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맨유 역사상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맨유가 리그 첫 6경기에서 승점 7점을 얻는 데 그친 건 역대 최저 기록이다. 특히 공격에서 고작 5골을 넣는 데 그치면서 고전하고 있다. 지금 맨유엔 리그 두 골을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자연스레 텐 하흐 감독 경질설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토트넘 팬들은 "넌 내일 아침 해고될 거야"라며 텐 하흐 감독을 조롱했고, 맨유 팬들은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에도 자리를 떴다. '맨유 레전드' 개리 네빌은 선제 실점 장면에서 빠르게 커버를 포기한 래시포드를 보며 '쓰레기 같은'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분노했다.
'골닷컴'은 "참을 만큼 참았다, 텐 하흐! 맨유가 토트넘에 '구역질나게' 패한 뒤 텐 하흐를 해고해야 하는 6가지 이유"라며 텐 하흐 경질을 강력 주장하기까지 했다. 매체는 "맨유의 시즌은 이미 무너지고 있다. 그 책임은 망상에 빠진 감독에게 돌려야 한다"라며 정체성과 문화 부족, 무책임함, 끔찍한 영입 실패, 변명의 여지 없는 특혜, 당황스러운 선수단 관리, 카리스마 없는 사기꾼을 이유로 들었다.
BBC 역시 "맨유에는 어떤 형태도 없었다. 방향성과 리더십이 부족했다. 텐 하흐가 어떤 전술을 가지고 있는지 정체성도 없고,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것도 없다.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팀 내 규율이 절실히 부족했다"라며 "맨유 경영진의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는 굴욕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은 당당하게 받아쳤다. 그는 토트넘전 패배 후에도 "난 경질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 우리 모두는 지난여름에 오너십과 리더십 그룹으로서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우리는 더 나아질 것이다. 시간이 좀 필요하다. 우리 모두 한 배를 타고 있다. 그런 걱정은 없다"라고 선언했다.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든 텐 하흐 감독이지만, 여전히 시간을 달라는 것. 게다가 맨유는 텐 하흐 체제에서 이적료만 6억 파운드(약 1조 593억 원) 가까이 지출하며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텐 하흐 감독이 최소한 맨유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이나 전술 철학은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맨유 수뇌부는 당장 텐 하흐 감독과 결별할 생각은 없는 모양새다. BBC에 따르면 댄 애쉬워스 디렉터와 오마르 베라다 CEO 둘 다 텐 하흐 감독을 지지하고 있다. 매체는 "맨유의 여러 고위 소식통은 팀이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포르투전과 빌라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제는 텐 하흐 감독에게도 시간이 별로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일 열리는 포르투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경기, 6일 펼쳐지는 빌라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기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경질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에릭 텐 하흐는 클럽의 지지를 받고 있기에 당장은 위험하지 않다. 하지만 압박은 커지고 있다"라며 "포르투, 빌라와 맞대결이 핵심 경기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BBC 역시 "다가오는 한 주는 텐 하흐가 맨유에 부임한 이후로 가장 결정적인 일주일이 될 것"이라며 "포르투 원정과 빌라 원정은 맨유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와 쓰레기 같은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는 기회를 둘 다 제공한다. 올드 트래포드의 오래되고 익숙한 상황이다. 하지만 보드진은 새로운 인물들이다. 텐 하흐가 적임자로 판단된 뒤 처음 있는 큰 시험대"라고 강조했다.
맨유가 또 졸전을 펼친다면 맨유 보드진도 인내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미 맨유 선수단에서도 텐 하흐 감독이 곧 경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현지에서는 시모네 인자기 인터밀란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뤼트 반니스텔루이 맨유 코치,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 등이 텐 하흐 감독의 후임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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