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가 5위 결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노린다.
KT는 지난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4-3 역전승을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던 KT는 4월 21일까지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조금씩 승수를 쌓아가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6월 30일까지도 리그 9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현실적으로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KT는 그러한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서운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7월 13승 6패(월간 승률 1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바짝 추격했고 7월 24일 처음으로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이후 엎치락뒤치락을 하며 SSG와 끝까지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였다.
단 1패만 해도 가을야구 탈락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KT는 3연승을 달리며 정규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는 없었다. SSG 역시 4연승을 내달리며 양 팀이 72승 2무 70패 승률 .507 동률로 시즌을 끝냈기 때문이다. 결국 최종 순위는 5위 결정전을 통해 가리게 됐다.
SSG와 상대전적에서 8승 8패로 팽팽하게 맞선 KT는 팀간 다득점에서 SSG에 앞서 홈구장 KT위즈파크에서 5위 결정전을 개최할 수 있었다. 경기는 KT가 SSG에 8회초까지 1-3으로 끌려갔지만 KT는 믿을 수 있는 확실한 타자가 있었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1회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린데 이어서 8회에는 SSG 프랜차이즈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KT는 로하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두며 5위를 확정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기적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KT는 가을야구를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는 또 한 번 기적을 일으켜야 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포스트시즌에 도입된 이래로 늘 5위 팀에게 통곡의 벽이었기 때문이다.
KBO리그가 10개 구단으로 확대되면서 2015년 처음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에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4위 팀이 1승을 먼저 안고 시리즈를 시작하고 최대 2경기가 모두 4위 팀의 홈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4위 팀은 무승부 한 번만 거두더라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반면 5위 팀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2연승을 거둬야 한다.
이러한 부담감 때문인지 5위 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극도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의 성적은 2승 9패에 불과하다. 2016년 KIA, 2021년 키움이 5위 팀으로는 유이하게 1차전 승리를 거뒀지만 두 팀 모두 끝내 2차전 승리까지는 가져가지 못했다.
가을의 기적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는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31경기(173⅓이닝)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두산을 상대로는 3경기(14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5.79로 다소 부진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초 업셋 허용팀이라는 오명을 떠안을 마음이 전혀 없는 두산은 곽빈이 선발투수로 나선다. 곽빈은 올 시즌 30경기(167⅔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KT를 상대로는 6경기(35⅔이닝) 5승 평균자책점 1.51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선발투수 매치업만 본다면 두산이 크게 앞서는 모양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순위 경쟁에서 살아남은 5팀의 가을야구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KT가 가을야구의 시작에서 또 한 번 기적을 만들어낼지, 두산이 지금까지 이어온 4위 팀 불패신화를 이어갈지 팬들의 관심이 정말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