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해 12월 특급 타자 후안 소토와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에 주고 5명의 선수를 받는 5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마이클 킹, 드류 소프, 조니 브리토, 랜디 바스케스 등 4명의 투수와 함께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받았다.
샌디에이고가 받은 핵심 카드는 킹이었다.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주로 불펜에서 던진 킹이지만 지난해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1승3패에 그쳤지만 38⅓이닝 10실점(8자책) 호투로 평균자책점 1.88 짠물 투구를 펼쳤다.
선발로서 가능성을 본 샌디에이고는 ‘예비 FA’ 소토의 트레이드 반대 급부로 킹을 택했다. 킹은 지난 1월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번 트레이드는 샌디에이고가 이겼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소토 같은 선수를 얻기 위해선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양키스가 이렇게 많은 선수를 내준 게 충격적이다. 앞으로도 계속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샌디에이고에선 선발로 나설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가 원했던 것이다”고 풀타임 선발로의 변신을 기대했다.킹의 자신감은 현실로 나타났다. 물론 소토를 데려간 양키스도 애런 저지와 함께 강력한 타선을 구축해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플레이오프 1번 시드를 가져갔지만 샌디에이고도 킹의 활약으로 2년 만에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정규시즌에 31경기(173⅔이닝) 13승9패 평균자책점 2.95 탈삼진 201개로 활약한 킹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4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3전2선승제)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딜런 시즈, 조 머스그로브, 다르빗슈 유 등 특급 투수들을 제치고 샌디에이고의 가을야구 1선발로 나선 킹은 그 이유를 증명했다.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샌디에이고의 4-0 승리를 이끌며 포스트시즌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싱커(31개), 포심 패스트볼, 스위퍼(이상 19개), 슬라이더(11개), 체인지업(9개) 등 5가지 구종으로 고르게 섞어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6.7마일(155.6km)까지 나왔고, 결정구 스위퍼로만 무려 7개의 삼진을 뺏어냈다. 애틀랜타 타자들은 15번의 헛스윙으로 킹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양키스 시절인 2020년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구원으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적 있지만 선발투수로 처음 나선 가을야구에서 경기를 지배했다. 포스트시즌 선발 데뷔전에서 실점, 볼넷 없이 12개의 삼진을 잡은 투수가 되는 역사를 썼다. 경기 후 킹은 “경기 시작부터 압박감을 받은 것이 내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관중들의 함성 속에 포스트시즌 경기가 얼마나 큰 경기인지 느낀 것이 나의 멘탈에 영향을 미쳤다. 패스트볼로 공격하고, 유리한 카운트를 점하면서 압박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키스에서 함께 트레이드로 넘어온 포수 히가시오카도 킹과 배터리를 이뤄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2회 희생플라이에 이어 8회 솔로 홈런으로 2타점을 올린 히가시오카는 “킹은 놀라웠다. 플레이오프 분위기가 그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줬고,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